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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걸 자기 뜻대로 하시는 시어머니


BY 눈물 2001-01-16

저는 결혼한지 1년 반쯤되었구요 백일이 지난 아기가 하나 있어요.
지난 백일에 시댁에 잔치도 있고 해서 겸사겸사 시댁에 갔어요.

그전까진 잘 몰랐는데 아기를 낳고보니 시어머니는 시어머니더라구요. 친정이 서울이라서 서울에서 아기 낳고 친정 엄마가 일을 하셔서 산후조리원에서 몸조리하다 친정 아버지가 집에 좀 더 있다가 가라고 하시는데도 시어머니 하시는 말 거기(산후조리원) 더 있으면 뭐하냐고 돈만 쓰지. 내려가서 신랑한테 도와달라고하라고. 몸이 많이 안 좋으냐고... 우리 신랑도 은근히 내려 왔으면해서 삼칠일도 안되서 지방으로 내려왔어요. 시댁은 부산이고 우리는 서울과 부산 중간쯤에 살아요. 그때까지만해도 시어머니 말대로 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후회하지만.
지방으로 내려와서 4-5일 만에 아기가 아파서 입원했고 시부모님들은 아기 아프기전에 벌써 주말에 우리집에 온다고 들떠있었어요. 제 생각이지만 아기 보고싶어서 빨리 내려오라고 한것 같아요. 제 몸은 눈꼽만큼도 생각해주지 않는거죠. 오기로한 주말 아기는 입원해 있었고 올라오시자마자 아기를 제게서 빼았다시피 하셨고 제가 잘못해서 그런것처럼 이야기하셨죠. 제 몸은 어떤지 한마디도 물어보지 않으셨답니다. 특히 시어머니요. 몸조리는 일을 안하고 푹 쉬어야 하는건데 이상한 한약 한재 지어오셔서 먹으라고 하시데요. 물론 그게 시어머니가 며느리 생각하는 방식일지는 몰라도 저는 그 한약 너무도 버리고 싶습니다. 그때부터 시어머니 잔소리가 시작되었어요. 사사건건 잔소리예요. 살림하는 것부터 애키우는 것까지. 애 못키운다고 구박도 하시구요. 처음부터 애 잘키우는 사람이 어디있어요?
점점 정떨어지더라구요.

어째든 아기 백일즈음해서 연초에 시댁에 갔는데 시어머니 이제 노골적으로 일 시키더라구요. 며느리가 둘이 되었거든요. 도련님이 장가를 가서. 밥먹고나면 아기 본다고 싹 들어가버리세요.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저보고 애기 못 본다고 한마디 하시더라구요. 그냥 참았습니다. 그 다음날이 되어서 모두 둘러 앉아 과일을 먹는데 시어머니 하는 말 구정때 서울 갈 수 있겠냐고. 너무멀고 아기가 너무 어려서 못가지 않겠냐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아기 많이 보고 싶어 하시겠다고. 그런데 얼마전에 외할머니가 아기 봤으니까 ?榮鳴?(얼마전 시댁에 일이 있어 엄마가 잠깐와서 아기 봐 주셨거든요) 옆에 있던 시아버지도 가지 말라고 그러시더군요. 더 기가막힌 건 우리 신랑 한마디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더라구요. 저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났지만 일단 참자하고 아무말도 없이 가만히 있었어요. 저는 시어머니가 왜 우리 친정부모님 의사는 아랑곳 하지않고 자신이 모든걸 결정하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고 가만히 있었던 내 자신도 너무 바보 같았어요. 신랑한테는 너무 실망했구요. 그 다음날이 되어서 시어머니가 또 물으시데요. 구정때 어떻게 할꺼냐고. 우리 시어머니 자신의 생각대로 하셔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분인가 봅니다. 성격도 무지 급한 것 같고. 바보같은 저는 친정에 날씨 좀 풀리면 갈께요라고 대답했고요. 저 정말한심하죠?
명절이라는 것은 웃 어른께 인사드리는 것이 아닌가요? 물론 아기가 어려서 저도 고민은 하고 있었지만(거리가 너무 멀어) 시어머니가 미리 마음속에 자신이 바라는 대로 생각해두고 있다가 모든걸 자신의 마음대로 하시려고 다그치는 것을 그리고 꼭 그렇게 하시는 것을 이해할 수 없고 너무나 화가납니다. 그 앞에서 아무말도 못했던 제 자신에게도 화가 나고요.
시어머니에게 정이 뚝 떨어집니다. 우리아기 예뻐하시는 것도 보기 싫고요. 설에도 너무가기 싫고. 시댁에 다녀온뒤로 전화 거의 안합니다. 인간이 싫어서... 이제 왠만하면 전화 안 할껍니다. 꼭 가야할일 아니면 시댁에 안 갈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