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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상처가....


BY 상처 2001-01-28

오늘 새벽
우리 남편
그릇을 내 던지고 유리컵들을 날리고 베란다 유리도 박살내고--
내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겼습니다.
원인은 최근 재혼한 친정엄마였죠. 받아들일 수 없었던거예요.
내게 근본도 모른다느니 뿌리가 같다느니 같은길을 가게될거라느니 참으로 엄청난 말들을 쉽게 내뱉더군요.
저는 그저 사시나무 떨듯 떨며 내 부모를 원망했고 앞으로 사는동안 이 남자가 내게 안길 상처를 생각하며 절망했어요.

하나밖에 없는 남동생이 설이라고 중국에서 왔더랬어요.
갈집이 없으니 우리집에서 연후를 보내는데 그나마 시댁이 가까워 아침에 갔다 밤이되면 돌아오고 그래도 마주앉은 시간 합해야 채 몇시간도 않되는데 어쨌거나 타지에서 고생하다 온 동생에게 잘 지냈느냐는 말 한 마디없고, 남동생은 연신 누나 미안해 매형 미안해--정말 속 상했어요.
불편 했던지 이틀을 보내더니 친구집으로 가서 남은 연후를 보내고 오늘 다시 떠났답니다.
가면서도 매형한테 미안하다고 전해달래요.정말 미칠 것 같이 가슴이 아파요.
제 동생이 미안할게 뭐가 있어요?
제일 속상하고 아픈사람은 저일텐데도 시집간 누나한테 해 될까봐 마음 쓰는 동생이 가여워요.

우리엄마 평생을 아빠땜에 속??다 제 결혼과 동시에 이혼하셨죠.
나와 내동생-엄마의 재혼이 싫었지만 엄마가 원했기에 보내드렸어요.
그런데 남편은 전후사정 다빼고 그저 우리엄마 재혼한 것만 이해할 수 없다며 배신감 느낀다고 저렇게 날뛰고...
친구들이나 시댁에 말 못하는것도 속 상할테고 다른 친구들 처럼 사위대접 못받는것도 속상할테고--그 마음 다 알기에
그래서
저 최선을 다하며 살았어요.
미안해서 내가 가진 환경이 미안해서 혹 그 불똥이 내게 튈까봐 시댁에도 마음을 다했어요.
명절이나 각종 행사때마다 제일 먼저 가고 제일 나중오고 불평 한마디 없이 묵묵히 섭섭함 없이 했구요 진심으로 어른들 대했어요.
오직 내 가정위해 흐트러짐없이 살았는데 이제 남편은 있지도 않은 본성 운운하며 날 수렁 속으로 밀어넣어요.
더이상 옛날로 돌아 갈 수 없을 것 같아요.
두렵고 절망스러워요.
엄마도 원망스럽고 아빠도 밉고----------
같은길을 가게될까 두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