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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 손에 맞는 고무장갑이 없는겨...


BY 고무다라이 2001-01-28

지가여... 누누히 말혔지만, 울 시댁엔 제사가 없어여. 울 시아버님께서 둘째 시거든여...
시댁에 가면 전 기냥 놀아여.. 일이 없어서여...(그게 더 가시방석이어여...)
큰댁에 갔더니, 차가 막혀 좀 늦었거든여, 일 다 해 놓았더군여. 속으론 룰룰랄라(일좋아하는 사람 없지여...) 하민서, 겉으론 지가 늦게 와서 지송허다고, 쪼깨만 일남겨 놓지여.. 하민서...

설날... 울 식구들, 전부 큰댁에 갔지여, 지가 아기 업을줄 모른다고 울 시엄니 지 대신 울 아기 업고 오구여, 전 두 손을 무겁게 하고 갔지여(근디, 왜 암것도 안 돌아오는겨...)

첫 명절 맞을때가 생각이 나더군여. 먼저 결혼한 친구들이 첫 명절은 일 안한다고, 그려서 한복 곱게 차려입고 갔더만...
을 큰어머님. 당신 입던 앞치마꺼정 벗어주민서, 옷 버린다고... 곱게 한복소매꺼정 접어주더만여.

그 일이 생각나 나도 아기 낳았고, 싶어 걍 일하기 편안 옷 입고 가서 제사 지내고 설거질 하려는데...
왜 고무장갑이 없는거냐 말임다. 지가 설거질 하니까, 지가 챙겨가야 하남여?
고무 장갑 큰것두 물이 새고... 걍 찬물에 손담그고... 설거지 뽀독뽀독거리게 해 놓고, 후다닥... 밥 한그릇 비우고... 또 설거지...

전날부터 시어머님께 설 당일날 친정간다고 혀서 갔거든여...
시누들 암것도 안 하는것 밉다고 혀서...
사촌올케들 쉬어라고 하고, 지가 설거지 했다는 것 아닙니까? 그래도 울 친정큰집에는 고무장갑은 있더만요...
울 올케들이 넘 착한 나머지.. 하던 설거질 뺏어가 편안하게 쉬다가 왔지만여...

지가 어제 올라왔거든여. 좁아도 울집이 최고네여...

이 글을 읽으실 시어머님열분들...
지발 제사나 명절이 오면 며느리 쪼매만 생각허는 맴에서 고무장갑 새것으로 준비해 둡시다... 지 손 다트고(안 그래도 못생겨서 속상헌디) 주부습진이 올려는지... 이 손으로 아기 만져도 울 아기헌테 안 옮는지...

좋은 밤 되세여...

PS: 지가여.. 한 며칠 아컴 안 들어왔더만, 밥을 묵어도 소화가 안되네여...도망가지 말라고 발목에 묶어둔 줄이 배를 묶어놔봐여... 집에 와서 컴터 오널아침에 켜니까... 소화가 기냥 되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