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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해서 그냥....


BY 가을이 2001-03-21

사는게 힘이 들더군요.
어제 저녁 우리집에는 또 한번의 폭풍이 지나갔습니다.
아니 아직도 폭풍이 머무르고 있다는게 맞겠지요.

퇴근해서 집에 오니 남편과 시어머니 사이에 무언가
오간 모양인데.(그런 예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남편한테 물었더니 말을 않습니다.
저녁을 안먹겠다면서 말입니다.
시어머니한테 물어보랍니다.

그때 직감했지요. 나를 비롯해서 생긴 일임을..
(그래 오늘은 끝장을 보자)이런 마음으로
시어머니 방으로 가 여쭤보니 또 나를 속입니다.
(나로 인한 일이 아닌 것처럼)
차라리 깨놓고 얘기를 하면 싸울작정으로 갔는데
말입니다.

그렇게 얘기를 안하는것이 나을 위해서가 아니라
시어머니의 이해할 수 없는 사는 방식이랄까.
그런건데 정말 사람을 미치게 합니다.

나한테 하는 얘기와 남편한테 하는 얘기가 틀리다는
겁니다.

예를 들자면

아파서 요즘은 밥도 못하십니다.
늦게 퇴근해서 저녁을 하는데
간혹 몸이 괜찮은 날은 어머니가 저녁을 하십니다.
하시지 말라고 하면
(늦게 와서 저녁 할려면 얼마나 힘드느냐
내가 맘이 안돼서 그런다)
나를 위하는것처럼 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면 바보같은 나는
(그렇게나 나를 생각해 주는구나) 하지요

그런데 남편한테는
(내가 더 늙어서 꼼짝도 못할때
밥 안줄까봐서 내가 밥 한다) 그러신답니다.

그 얘기를 들었을 때... 세상이 싫어집니다.
기막힌 이야기 아닙니까?
참으로 글로 표현하기에는 미묘해서 다
쓸수도 없지요.

남편은 어제 밤늦게 맥주를 마시더니
이렇구 저렇구 내게 얘기를 합디다.
다 아는 얘기지만
나도 시어머니께 도덕책처럼 잘하고 싶어도
시어머니와 며느리 관계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남편은 누가 봐도 효자입니다.
그래서 더 힘든건지도 모릅니다.
내 아들은 이만큼 하는데
며느리는 2배,3배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하겠지요.

더 서운한 건 남편이 어제저녁 그러더군요
두사람 때문에 자기도 힘들어 못살겠다며
잘 생각해보고 안되겠으면 끝내자구요.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지요.

저하나 보고 시집왔는데...

퇴근시간이 되면 집에 갈 일이 걱정입니다.
집이 편하지도 않을 뿐더러
남의 집인냥 싶습니다.(1년 남짓 살았는데도)

몸은 불편하고 아파도
간섭은 다 하십니다.
참고로 나와 시어머니와 나이차이는 46이나 됩니다.
며느리와의 세대차이는 이루 말할 수 없지요

대화가 통한다던가
이해를 요구 할 수가 없습니다.

내가 "아"라고 했는데 어머니는 남한테
"어"로 말씀하십니다. 군데군데 살까지 붙여서...
내가 분명 따져 물으면 아니라고 할 겁니다.

그래서 말하기가 싫어졌습니다.
지옥같아요. 집이. 그리고 내 맘이..
30년을 다르게 산 사람인데 하루 아침에 좋아질리
없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