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남편이랑 나만 안된다 하면 될 일이지만 계속 속이 상하네요.
전 남한테 싫은 소리를 잘 못해서 시댁에서는 제가 참 착한앤줄 알아요.
남편은 그런 절 보면 내숭 잘 떤다고 놀려대죠.
저번주 토욜...
누님댁에 갔어요. 시어머님은 먼저 가계시고요.
누님은 가지고 계신건 다 가지고 계신데 딱 하나... 아이가 없어요.
나이도 많으신데.
가끔 막말을 하시지만 뒤끝은 없고 화통하신 분이라
별 다르게 미워하거나 싫어하진 않아요.
저희 형님(동서)은 좀 싫어하시는데요 이제는 거의 웃으며 넘기세요.
문제는 그게 아니구요.
제가 임신 7개월째 접어들었어요.
다과시간에 화재가 제 아이로 돌려졌는데...
누님이 형님보고 하나 더 낳으라고 하시대요.
키우기 어려우면 우리 하나 달라고...
전 식급했어요. 허걱!!! 저 소리 또 나오네.
다행히도 저희한테는 그런 말씀을 하지 않으시더라고요.
근데 돌아오는 길에 저희 어머님 뒷자석에서 이모님과 말씀하시는데.
이모님 왈...
XX(누님)이는 다 좋은데 애가 없어서 탈이야...
우리 어머님 왈
괜찮아. 우리 XX(우리 남편)이가 하나 낳아주면 되는데 뭘...
허거걱!
그런데 왜 그런 말은 제 남편은 못듣고 저만 듣냐고요.
차 안에서 남편한테 뭐라고 할 수도 없고 해서 집에 와서 화를 냈죠.
저희가 시부모님 모시고 사는데 아까 그 말씀 이후에는
얼굴도 보기 싫더라구요.
애가 무슨 선물인가요?
제가 애 낳는 기계인가요? 아님 대리모로 이 시집에 왔나요...
전에도 가끔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넌 엉덩이가 커서 애도 잘 낳겠다...
넌 참 맘이 넓다. 근데 큰애(형님)는 속이 좁아서 애도 안낳아준다.
오늘 아침엔 기분이 영 아닙니다.
뱃속에 있는 이 아이를 데리고 도망이라도 가야할 것 같구.
울 애기 누가 뺏어갈 것 같구.
둘은 낳자고 남편이랑 얘기했었는데 하나만 낳고 말아야 하는건지.
남편은 절 안심시키려고 안간힘을 쓰는데요 전 그냥 불안합니다.
당연히 누님 사정도 이해하고 안스럽죠.
정말 아이만 있으면 너무 잘 키우실 분이죠.
근데 이건 아니잖아요.
정말 아이를 원한다면 입양도 생각해 볼수 있는데
그건 또 남의 아이라서 절대 안된다고 합니다.
집에 도착해서 누님께 잘 도착했다고 전화를 했는데
저한테 너무 잘해주시는 거에요.
물론 아이를 달라기 위해서 잘 보이려는 건 아닐테지만
그런 소리를 들은 저로선 경계하게 되더라구요.
다음엔 저희 식구만 오랍니다. 맛있는거 많이 사주신다고.
나중에 그런 말이 진지하게 나오면 제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 되겠지만
지금은 솔직히 무섭고 소름이 끼칩니다.
우리 아이 뺏어가면 어떻해요.
제가 너무 과민반응을 보이는 건가요?
이러다가 남편까지 배신(?)을 해서 낳아주자고 하면 어쩌죠?
에구...
울 애기 또 스트레스 받겠네요.
이 글 읽어 주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저와 같은 경우 당하신 분들도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