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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을 바꾸었습니다.


BY 가을이 2001-03-27

작전을 바꾸었습니다.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뭐냐구요?
시어머니와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죠.

전 76의 홀시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30의 6개월된 딸아이를 둔 직장인입니다.
뭐 좋은 상황은 아니죠.

세상일이 마음대로 안되더군요.
절대로 시부모님 모시는거, 아들 낳아야 하는 집
큰아들인 경우는 무슨일이 있어도 결혼
안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결혼전에도 많이 망설였는데
그놈의 사랑때문에 어쩔수가 없더군요

또한 부모님 안모시는 것도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 생각했기에
사실 마음은 아니었지만
한마디 내색도 않고 했었는데
(사실 결혼후 그 부분은 많이 후회하였습니다.)

이러쿵 저러쿵 시간은 흘러
어려운 결혼 생활이 시작.
.....
그리고 어제의 사건

남편은 숙직.

시어머니가 절 불러 앉힙디다.
'잘 됐다. 오늘은 끝장을 보자.'는 마음으로
들어갔지요

죽하니 시어머니의 마음을 이야기 합디다.
다 들었습니다.
물론 철없는 며느리
마음에 들리 없지요.
잘못한건 잘못했다 했지요.

그리고 제가 얘기 한다고 했습니다.
좀전 시어머니 말씀중에 틀린 부분을
몽땅 설명을 했지요.

잠시 상황을 풀어보면

며느리 : 저녁에 늦게오던지 일찍오던지 신경쓰이게
하지마세요. 직장 다니는 사람이 늦게 올 수도
있는데 그 때마다 늦는 저도 신경이 쓰이는데
집에 오면 어머니 표정이 않좋습니다.

(카풀하는 사람이 늦는 날이면 나의 이런 사정을 알고
더 안달임- 오늘도 늦어서 어떡하냐고)

시어머니 : 내 않좋을것도 없다.

(사실 그 때 상황이 되면 그렇지 않음)

시어머니 : 둘이서 벌면서 돈은 뭐 그리 많이 쓰노?
저금할돈 없으면 집에 들어 앉아
아나 키워라.

(아기는 막내 형님이 봐 주시고 계심)

며느리 : 우리 돈 많이 쓰는것 없습니다.
화장품도 스킨,로션밖에 안쓰고
쓸데 없는 거 사먹지 말라 해서 먹고 싶어도 안사먹고
그래도 애기 키울 때는 양육비며, 기저귀 값이며
많이 들기 때문에 돈 모으기 쉽지 않습니다.

(그것도 요즘 며느리들 시어머니 애기 봐주는 것 때문에
같이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우리 시어머니 아파도
그리도 못하시면서... 다행히 막내 형님이 봐주신다고
해서 양육비 다 드리고 있습니다. 깨놓고 말하면 시어머니
봐주시는 집 같으면 그 돈으로 저금 하고도 남지요...)

시어머니 : 화장품도 사고 먹고 싶은 것도 사먹어라
누가 그런것 못하게 하나?

며느리 : 어머니 때문에 안한다는게 아니라
그만큼 아껴쓸려고 한다는 것을 아시라는 겁니다.
그리고 직장 다니지 말라는 그런 소리는 절대로
하지 마세요. 그럴일은 없습니다.

(사실 요즘 혼자 벌어서 어디 살 수 있습니까?
살기야 살지요. 구질 구질 허리띠 졸라매며
남 다 보내는 놀이방도 못보내면서 살기야 살지요...)

시어머니 : 그래 그거야 그냥 하는 소리지
힘들게 구한 직장인데...

시어머니 : 애기 옷이며 애기 양말은 뭐하러 그리 사노?
애기 봄이불은 뭐하러 두채씩 가지고 오노?

(언니가 이불가게를 하는데 이불 두채를 그냥 줬음
사실 시어머니는 내가 돈 주고 산것으로 오해함이 분명
언니가 줬다고 했지만 믿을 분 아님)

며느리 : 우리 아이옷도 이것 저것 산것 하나 없습니다.
대부분 친정 언니가 사준 옷이고
사무실 언니들, 친구들이 사준 옷이지
내가 산 옷이라곤 백일때 사진 찍을려고
산것 뿐입니다.
그리고 애기 양말은 옷 사면 다 하나씩 주는 거고
그 또한 선물로 들어온 거지
돈 주고 산건 하나도 없습니다.
이불도 마찬가집니다. 주고 싶은 마음에 언니가
두채식 챙겨주는걸 안 받을수 있습니까?

(싫어할 줄 알기 때문에 애기 옷 사지 않음.
시어머니는 새옷이 보일 때마다 내가 산줄로 믿고 있음.
간혹 누가 사주더라고 얘기를 하지만 절대로 믿지 않음)

시어머니 : 친정 언니가 뭐하러 그리사주노?
그리고 그리 공짜로 주면 뭐 먹고 사노?

(언니를 위하는 척 이야기 하지만 사실 돈을 줬음이
틀림없다고 믿는 이야기임.)

며느리 : 애기가 예뻐서 그리 사주는걸
사주지 말라고 해야 합니까?
사주는데 받지 말아야 됩니까?
그리고 뭐 먹고 사는지 제 알 바 아니고
주는 사람 성의는 받아야 하지 않습니까?

(친정 부모님이 안계심으로 언니는 제 아이를 거의
손녀처럼 여기고 이뻐함)

시어머니 : 그거야 받아야지
내 허리 아프다고 이것저것 뭐하러 사노?
고맙게는 생각하지만 앞으로는 그런 쓸데없는거
사지마라. 그 돈으로 돈이나 모아라.
(허리 찜질기며, 옥매트등을 말하는 것임)

며느리 : 그것도 그리 말씀 하시면 안되지요.
허리 아프다 하시니까 그런거라도 하면
좀 나을까 싶어 사드리는 거지요.
앞으로는 안사면 되겠네요...

(미우나 고우나 나으시라고 사드렸는데
말씀도 서운하게 꼭 그리 하십디다.)

시어머니 : 옷이며 뭐든 하나도 사지마라. 다 필요없다.
......
(앞으로는 안 살겁니다. 안사면 우리 돈 남죠. 그리
드는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데.. 그런 돈 때문에
돈이 안모일 수 밖에요..)
......
며느리 : 젊은 사람들은 모임도 많고 약속도 많은데
최근에 어머니 아프셔서 말씀은 안드렸어도
사무실 회식도 몇번이나 못갔습니다.
잘 하지도 못하는 밥이지만 저녁 해 드린다고

시어머니 : 누가 가지말라 했나?

며느리 : 그리 말씀 하시면 안되죠.
그만치 저희도 어머니를 많이 생각한다는 거죠.
아프시고 하니까 자꾸 뭐든지 서운하게 생각하시는데
저희도 많이 생각한다는 걸 말씀드리는 겁니다.
어디 나갈때도 그때마다 뭐라 말씀하지 마세요
저번에도 한번 말씀 드렸지만
어디 갈때마다 그리 않좋은 표정을 하시면
나가는 사람 마음이 편합니까?
저희도 3번 나갈거 줄여서 1번,2번 그리 나가니까
이해를 좀 해 주세요.

(어디 모임 한번 갈려면 일주일 전부터 신경이 쓰이고
그러다 요즘은 혼자서 나혼자 감. 둘이 가면 너무 싫어하므로)

시어머니 : 그래 가라. 내 뭐 않좋을 것도 없다.
(말씀은 그리 하셔도 아마 다음에도 똑 같을 것임.)

한번은 남편이 나와 시어머니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
못살겠다고 시어머니와 싸운적 있음

시어머니 : 니 남편이 술을 먹나? 담배를 피우나?
니가 뭐하러 스트레스 주노?
그리고 가만히 있으면 아파트 이사
갈건데 뭐하러 가자 하면서
스트레스 주노?
우리 아를 ?
사이좋게 살아야 되지.
(여태껏 '우리 아' '우리 아'라고 함- 한번은 얘기
해야 할 일임)

사실 시어머니 때문에 속상한 거 누구한테
얘기 합니까? 그로 인해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요?
남편도 많이 속상할 겁니다.
근데 나보고만 힘들라고 하면 안되지요.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시어머니 모시고 사는 일로
싸우는데 시어머니 그런말씀 할 상황도 아닌데...

그리고 아파트는
사실 화장실 들어갈 때 마음 다르고
나갈때 마음 다르다고
정말 가만히 있으니까
이사갈 생각을 안해서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이사 안갈 건지 물어는 보았음.
내가 시어머니 뭘 믿고 기다리겠습니까?
정말 사람 우습게 보는 모양입니다.

며느리 : 잘 살아란 말씀도 맞습니다.
그 부분이야 저희가 알아서 할 일이고
아파트에 대해선 저 한마디도 안했습니다.

(사실 몇마디 했어도 그렇게 말할 필요도 없고
또한 말 못할것도 없고. 얘기 안 하면
시어머니야 이사 안 갈 작정인거 뻔히 아는데...)

대충은 이정도입니다.
이렇게 어제 싸움은 일단락 되었습니다.
이제는 참지 않을 겁니다.
참는것만이 능사가 아닌듯 싶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러분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