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아니라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너무 속이 상해서
글을 올립니다.
저희 신랑, 큰 돈은 못벌어도 아껴쓰면 우리가족
생활하고 돈모으는 재미도 느낄만큼 저축하고 삽니다.
신랑이 워낙에 알뜰하고 짠돌이라 돈쓰는 걸 싫어합니다.
그래도 저에게만 강요하지 않고 자기쓰는 돈 먼저
절약하려고 하는 마음이 밉지 않아 저도 나중을 위해
아끼고 또 아끼며 삽니다.
그런데 돈 버는 사람, 쓰는 사람 따로 있다더니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돈만 조금 모이면 시댁 일로 꼭 쓸 일이 생기더군요.
지방발령 받게 되어 살던 집 전세금을 받는 날이었는데
바로 다음 날 아침 새벽같이 시누에게 전화오더군요.
그 돈 아직 어디 안 넣었지? 하고요.
어떡합니까? 거짓말할 수도 없고 할 수 없이 꾸어드렸죠.
다른 형제들,우리 보다 벌이는 적은데 씀씀이는 큽디다.
그러니 당연히 매달 적자에 빠듯할 수 밖에 없죠.
진짜 한마디가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라도 자기 자식들한테
공들이는 거 가지고 시비건다고 서운해라 할까봐
참았습니다.
울 시동생네, 영어유치원에 온갖 좋다는 과외는 다 시키고,
초등학교는 사립에 넣어볼거라 하데요.
시누네, 예중 보낸다고 애 차태워 여기저기 레슨받으러
가기 바쁩니다.
그러니 부모님 회갑때, 이빨때문에 치과가실때 (진짜 이거
장난이 아니더군요), 입원하셨을때 이런 큰 일은 물론이고
하다못해 가족 외식을 한번 해도 다 저희 차지 입니다.
(저희는 3남 2녀중 장남이고 전체로는 들째입니다)
다른 일에서도 그렇게 밉상을 떨면 아예 안볼텐데
그런 건 또 안그렇습니다. 돈문제만 나오면 돈이 없다,
죽겠다, 애들 교육보험까지 해약하려 한다.. 이런
식입니다.
신랑도 자기 형제들의 그런 모습이 좋아보이지는 않지만
다들 결혼해서 가정이루고 사는데 참견한다는 게
쉽지 만은 않나 봅니다. 저도 그럴 마음은 없고요.
어쨋건 돈은 필요한테, 딴 사람은 없다하고, 저희는
있다는 걸 뻔히 알거든요. 집 살려고 모으고 있는 중이라.
아랫 사람앞에서 우리 궁상스럽게 사는 속사정을
구구절절 풀어놓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야박하게
나도 없다고 할 수도 없고....
그래서 생각한 것이 나도 쓰고 보자..입니다.
참 어리석죠? 하지만 너무 화가 나네요. 평소에 뭐 사달라고
조르는 자식들한테도 "갖고 싶은 거 다 사면 가난해진다,
돈은 아껴써야 진짜 필요한 거 생겼을 때 살 수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는데 (이제 겨우 7살, 5살입니다)...
돈을 쓰려고 마음먹어도 짠순이 결혼생활 8년에
돈쓰는 법이나 잊어먹지 않았는지, 씁쓸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