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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혼자 살까부다!


BY 열받어 2001-04-27

그러려니 하고 지내다가도 한번씩 열받는다.
어째서 남편과 나는 이리도 달라야 한단 말인가.

둘 다 일한다.월급은 내가 더 많다.
남편은 회사일 하나만 신경쓰면 된다.
그런데 나는 살림해야지, 두 아들 챙겨야지, 시댁일 챙겨야지,
친정일 챙겨야지, 물론 회사일도 해야지.
이럴수가 있는가!

남편은 퇴근하면 운동하러도 가고, 친구도 만나고, 학원도 가고,
자기 맘대로다.
나는 퇴근시간 되기가 무섭게 허겁지겁 집으로 달려간다.

시댁에 무슨일이 있어도 다 내차지다. 울 남편 장남이다.
울 남편 시댁에 무슨일 있는지 내가 알려주지 않으면 하나도 모른다.
하물며 친정일은 말할것도 없다.

무슨 일 있을때마다 며칠전부터 내가 챙기고 닥달(?)하고 해야
겨우 한다. 생신이 됐든, 무슨 행사가 있든 천하태평이다.

그나마 시댁행사는 좀 낫다.
친정부모님 생신이나 그럴때 전화 한통화를 안한다.
멀리 사셔서 직접 가뵐수가 없다면 생신날 아침에 전화라도
해야하는것 아닌가.
아침부터 내가 하라고, 하라고 채근을 해야지 마지못해 한다.
그것도 이제는 치사해서 안한다.나혼자 전화하고 만다.

주말에 남편은 친구들이랑 운동하러 가든지, 약속이 있든지 하면서
나간다. 나는 하루종일 애들하고 씨름하던지 아니면 애들 데리고
시댁에 가야한다.
따지고 보면 자기네 부모집인데 자기는 노느라 못가면서 나보고는 가랜다.
지난주에 못갔으니까 이번주에는 꼭 가야하는데 자기는 못가니까 나보고
애들 데리고 가란다.

어머님이 몸이 안좋으셔서 애들을 못봐주시기 때문에 남편이라도 있어야지
애들 맡기고 부엌일을 하지, 나보고 애들 보면서 부엌일 하면서 어쩌라는 건지!

그뿐이 아니다.
나도 번다고, 내 월급이 더 많다고 생활비도 되도록이면 적게 주려고 그런다.
그 돈 받아서 내가 나 위해 쓰나?
결혼해서 이날까지 번듯한 옷 한벌 사입은적 없구마는!
자기는 철철이 양복 몇벌씩 해입어도 나는 청바지 하나로 버티는구마는!

나는 한푼이라도 더 저축할려구 안달인데 남편은 쓰기 바쁘다.
회사에서 나오는 휴가보상비나 성과급같은거 나 구경도 못했다.
그건 자기가 노력해서 번돈이니까 다 자기꺼란다.
휴가갈거 안가서 받은거고, 또 일 열심히 해서 받은 성과급이니까
자기꺼라고 안준단다. 세상에!
어떻게든 받아낼려구 했는데 받을수가 없었다.
이미 카드로 다 날라갔기때문에!

이번달도 보너스달인데 원래 주기로 한 금액을 다 못받았다.
매번 그렇다. 몇십만원씩 덜준다.
이 핑계 저핑계 대면서. 아~~~~ 열받는다!

어쩔때는 시부모님께 확 다 일러버리고 싶다.
당신 아들이 이렇습니다! 하구.
아들 엄청 잘난줄 아시는 분들 정신좀 차리시라구!
누워서 침?b기라구 차마 그렇게는 못했는데 때때로 정말
한바탕 하고싶다.

뭐 이런 경우가 있을까.
나혼자 애들 다 키우고, 나혼자 저축 다 하고, 살림 다 하고,
시댁일, 친정일 다 챙기고 이럴거면 뭐하러 같이 사나!
어차피 나혼자 다 하는데 혼자살면 더 편하겠다!
그러면 최소한 남편 챙기는거하고 시댁챙기는거는 줄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