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4년째인 32세의 전업 주부입니다.
두살된 딸아이도 있구요.
이런 곳에다 가정의 비화를 쏟아놓고 네티즌들의 의견을 뭍는다는 것이 조금은 망설여지는 일이지만 그래도 용기를 갖고 얘기해 보렵니다.
작년 가을에 우연히 남편의 지갑을 열어보게 되었습니다. 평소엔 그런일 하지 않는데 그날 우연히 지갑을 집에 두고 출근해서 열어보게 되었죠.
그런데 거기서 충격적인 것이 나왔답니다. 낮선 여인에게서 받은 멜을 지갑속에 가지고 있었던 겁니다. 그 내용으로 보아 아마 두사람은 한동안 몇번 만났나봅니다. 아직 미혼인 그 여자는 토요일 마다 휴대폰을 걸어 주는 남편에게 사랑 같은 감정을 갖고 있었나봅니다. 그런데 자기들의 그런 관계가 부적절하다고 생각되었는지 그만 청산하자는 내용이었죠. "...마음이 허전하겠지만..." 이라는 단서도 달아놓고 말입니다.
그 날, 집에 돌아온 남편에게 그녀에 대해 물었습니다.
처음엔 모른 척하더니 지갑속의 쪽지를 읽었다고 하자 실토하더군요.
대기업에 근무하는 남편은 영어 공부를 위해 학원에 다닌 적이 있었습니다. 그 여자는 1년 6개월쯤 전에 외국어 학원에서 알게된 사람이고 그냥 가끔 만나서 이야기 나눈정도라고...하지만 수개월 전에 이미 끝난 일이라고 했습니다.
쪽지의 내용을 모두 기술할 수는 없지만 그 당시의 저는 당장 이혼하려고 했었습니다. 그 내용으로 보아 그 여자뿐 아니라 남편도 그 여자에게 상당히 마음을 주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저도 여자로서 느끼지만 마음을 주지 않고서는 그런 표현을 하기 어렵다는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 멜로 쪽지를 주고 받은것 외엔 아무런 관계도 없다며 자신을 용서해 달라는 말에 저도 더 이상 감정을 새우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수 개월이 지나는 동안 매끄럽지 못하던 우리 사이에는 가벼운 다툼에도 이혼이란 말이 자주 오갔고 "이혼하면 위자료 얼마줄래?" 라는 말이 쉽게 나올 정도였습니다.
시간은 흘렀지만 아직도 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남편과 그녀와의 일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러던 중, 조용한 시간을 내어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죠.
남편은 자유를 원하는것 같았습니다. 혼자 사는 자유 말입니다.
비록 육체적 접촉은 없었지만 지난 날의 자신의 과오가 아직도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며 자기가 내 입장이었다면 이혼했을거라는 말을 하더군요. 아울러 지금까지도 그 여자가 잊혀지지 않는다며 가끔 이멜을 보내곤 했다는 겁니다. (지금 그 여자는 남편에게 연락하지 않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남편은 그 여자를 이전부터 마음속 깊이 사랑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로서는 남편의 마음을 돌려 가정에 충실한 사람으로 만들어 보고싶지만 남편의 방황은 아직 끝나지 않은것 같습니다.
남편 말대로 위자료 챙겨서 내 인생을 새롭게 개척해야 할까요?
아니면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는 위험한 남편의 외도를 지키고 있어야 힐까요?
어디선가 본글 기억에 떠오릅니다.
'남편의 외도를 알았을때 남편이 죽은것 보다 더 큰 아픔을 느꼈다고...'
주변의 시선이 부끄러워 이 애긴 가까운 친구나 가족에게도 말 못하던 것이었습니다. 저에게는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이었기에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리플 또는 이멜(optima72@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