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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평범한 고민...


BY 번민 2001-08-13

시어머니 이야기입니다.
평범한 이야기죠.

특별히 나쁜 분은 아니지만 신혼 때부터 감정이 쌓여 왔습니다.
남들 보기엔 좋은 시어머니라고 합니다.
물론 잘해 줄 땐 잘해 주십니다.
하지만... 너무나 단순하여 자기 감정에 충실한(?) 그런 시어머니,
저와는 너무나 성격이 안 맞습니다.

저도 착한 며느리는 아닙니다.
특별히 시어머니에게 맞추어서 행동한 적도 없고,
시어머니가 이상한 말씀 하시면 꼭 말대답하고 넘어갑니다.

저도 때로는 시어머니가 불쌍한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평생 남편과 자식들밖에 모르고 살다가...
시아버지 얼마 전 돌아가시고,
자식들은 다 출가하여 제각각 잘 살고 있으니까요.
며느리가 둘이지만 모시겠다는 소리는 절대로 안 합니다.

하지만 측은한 감정이 들다가도 시어머니라 싫습니다.
때로는 날 무시하고 자기 감정에만 충실한 발언으로 상처를 주는...
결혼 초부터 너무 속보이는 거짓말이나 며느리를 잡으려는 의도를 보이다 실패했지요...

제가 나쁘다는 생각이 듭니다.
길가다 만나는 노인네들은 불쌍한 생각이 들면서
양로원 가서 봉사활동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면서
왜 우리 시어머니는 이토록 싫을까요?
모시고 산다는 건 꿈도 꾸기 싫을까요?

언젠가 시어머니 돌아가시면 전 눈물이 한 방울도 안 나올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그렇다고 위선 떠는 성격도 못 되고...

남편이 아무리 사랑스러워도 시어머니는 조금도 사랑스럽지가 않습니다.

고민 같지 않은 고민일지 모르지만 저는 고민입니다.

특히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는 자격지심인지 허전함 때문인지 행패도 자주 부리십니다. 지난 제삿날도 몇 마디 했다고 집안 물건 다 던지시며 소리를 지르시더니 나가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런 행동을 한 다음 많이 후회하고 수그러든다는 걸 알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싫습니다.

이 감정을 어떻게 정리하지요?
저도 참 나쁩니다.
길가는 노인네들은 불쌍하게 생각하면서
시어머니는... 싫어하니까요...

하지만 조절이 안 됩니다.
시어머니 미운 생각에 밤을 샐 때도 있답니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