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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부러운 우리동서


BY 피해의식 2001-08-19

난 우리동서가 너무나 부럽다.
동서와 나는 나이도 같고, 대학동기에,결혼경력도 거의 비슷하다.
우리시댁 2남 4녀
그런데 난 큰며늘이고 우리동서는 막내며늘이라 한다.
결혼 12년째,
난 25평 아파트에서 시부모님, 아이2, 우리부부 6명 같이산다.
남편은 평범한 셀러리맨 월수 200정도.
온갖행사에 아이들 학원비에 시부모 손님접대에...정말 빠듯하다.
돈이 있어야 분가를 하지!
12년을 살아도 적자 인생.

우리동서,
잘나가는 시동생 만난 탓에 아주 잘산다.
시동생차는 그렌저
동서차는 소나타
52평 아파트에 친정엄마, 파출부 부리며 산다.
아이는 친정엄마가 챙겨주고
동서는 골프하고 헬쓰하고 맛사지 받고, 쇼핑하고 친구만나고,
조카들은 첼로에, 값비싼 영어과외에......
시동생 1년에 2억정도(?) 번다고 자랑하고 형이나 형수의 무능력을
무시하는 편이다.
그런데 우리남편은 동생이 잘살아서 좋다고만 하는 눈치도 모르는
마음좋은 곰이다.

여자팔자 뒤웅박팔자라고 했던가?
알고보니 우리동서 나와 같은대학 선후배사이 아닌가?

오늘은 동서가 너무나 부러워,
내 신세가 너무나 처량해서 눈물이 난다.

우리 시어머니,
12년 함께 살아온 큰며늘에게는 단점만 보이고
1년에 서너번 와서 용돈 쥐어주는 동서는 이쁜점만 보이는 모양이다.
동서가 용돈줬다고 사방팔방 자랑하신다.
시누들도 동서의 선물공세에 넘어갔는지 큰올케만 불만이 많다.

행사때 손님처럼 왔다가 겨우 설거지 조금하는 동서보고
울 시엄니, 손거칠어지니 고무장갑끼고 하란다.
메니큐어 칠한 손으로 음식은 못한다 하신다.

한번은 동서보고
행사때 좀 일찍와서 도우라고 잔소리 했더니
동서 왈
"어머니도 안그러시는데 형님이 왜그러세요?
형님은 그런 각오도 없이 맏며느리되셨나요?"한다.

뺨이라도 한대 갈기려는 순간

우리 시어머니 앞을 가로막더니
"원래 큰며느리는 책임이 크고 둘째는 책임이 별로 없다.
큰며늘이 잘해야 집안이 조용하다.
네가 큰며늘이니 이해해라.
작은 아이는 어디 일을 해봤냐." 하신다.

시어머니 동서의 용돈에, 여우짓에 넘어가신 모양이다.
시동생 돈벌어 우리 보태주는 것도 아닌데.

동서가 부럽다.
멋진 옷에, 번쩍이는 패물에, 그 여유로움에, 시부모의 사랑에...

동서네 이번휴가 때 해외여행 갔다온 얘기로 화재만발이다.

우리는 휴가도 못갔는데......

어쩌겠는가?
복권이라도 당첨되어 돈이라도 생기면 분가할까(?)
우리남편 월200수입가지고는 시댁살림 매달 적자신세인데......
무능력해 보이는 남편이 불쌍하고
잘나가는 동서네 얄밉지만 부럽다.

사주팔자가 있는 모양이다.

오늘은 동서가 너무나 부러워, 내자신이 너무나 비참해서 눈물이 난다

난 못난이 큰며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