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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밥!밥!!


BY 내가아냐 2001-10-06

요즘 왜그리도 남편의 밥달란 소리가
그렇게도 싫은지 알수가 없다
밥찾는 남편이 밉기까지 하다.
삼일후면 난 이사를 한다.
그치만 짐싸는건 모두 내몫이다.
유치원아이한명 꼬마한명 거느리고 혼자
살림하랴 짐싸랴 하루가 정신없이 지난다
명절세자마자 짐을 쌀려니 신경이 날카롭다
공교롭게도 우리 신랑 회사와 이사가 겹쳐서
일요일인 내일도 회사에 몸바쳐 일하러 간단다.
흐..수억벌어다 주려나..
오늘은 토요일 왠지 밥하기가 싫어서
집에 온다는 전화에도 손 꿈쩍안하고 엉덩이
방바닥에 붙여서 푹 늘어진 모습으로 왕건을 보고 있었다.
오자마자 밥달란다 나가서 먹자고 하니 치킨시켜서 먹잖다
내가 그 먼지 혼자 다 마셔가며 아이들 재워놓고
저랑 집에서 치킨이나 뜯을려고 토요일 저녁을
고픈배를 달래면 기다렸나..신경이 날카로워진다
아무소리안하고 쌀을 씻는데 화가난다
밥안쳐놓고 텔레비젼앞에 앉으며 낼 몇시에 나가냐고
물었더니 8시에 나간단다
도시락싸달란다.
3인분...순간 돌겠다.
저는 이사한다고 먼지 많이 먹었다고 삼겹살 구워 놓으라고
하면 동태찌개끊였서도 달려가 삼겹살을 구워줬건만
나는 밥만해서 저 턱에다 갔다 받치랜다.
나쁜놈..막 퍼부어 댔다.
분이 안풀려 작은방에 들어와 짐싸논거 발로 까고 던지고
난리를 피웠다.
우리신랑 큰방서 드러누워 잔다.
이불 덮어씌워 있는 힘껏 누르기 한판하고 싶어진다.
그놈의 밥이 싫어진다.
밥달라고 말하는 그 놈의 입도 싫어진다.
지쳐있는 마누라에게 밥달란 소리도 모자라 도시락싸달라는
그놈의 인간은 도져히 지금 내가 어떻게 한다고해도 분이 안풀릴거
같다.설사 나의 독기로 잠자다 깨꾸닥한다고 해도
분이 안풀릴거 같으니 이를 어쩐다.....
나는 밥순이 ..나는 밥순이...파출부..인가??
내가 이 인간을 만나기 전에도 내인생이 밥으로
가득차있었는지..밥이 싫다 밥이 밉다.


밥이 아닌 자신밖에 모르는 그 인간이 나는 싫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