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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못 말해서 ...


BY 속상해라 2001-10-07

어머님께 제가 잘못 얘기를 한것 같아서 마음이 별로 편치 않네요. 별일도 아닌데 신경이 쓰여서 글 을 남깁니다. 추석 전에 시어머님이 김치를 담아 오라고 하시길래 큰애 학교가고 3살짜리 아이를 데리고 김치재료를 사러 버스를 타고 시장을 보다가 왼손에는 배추,무,부추,오이등등을 들고 오른손엔 안걷겠다고 우는 아이를 안고 집에 와서 배추김치,오이김치,깍두기,파김치를 담았는데 그 다음부터 허리가 무겁고 너무 아프더라구요. 그래서 추석이 몇일 뒤라서 병원을 다녔습니다. 그리곤 추석때도 허리가 아프다고 신랑이 얘길 해서 좀 편하게 일을 했습니다. 그리곤 처음으로 추석날 처갓집을 갔죠. 항상 추석다음날오후나 되어 갔는데.. 그리곤 전화를 못 드렸죠. 그런데 오늘 밤 12시쯤에 시어머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얼마나 아퍼서 전화도 없는건지 전화해 봤다고.. 아직도 물리치료는 받느냐고... 그래서 예. 아직도 받아요. 근육이 뭉쳐서 아픈거래요. 어깨랑,허리,다리가요. (참고로 김치도 김치지만, 아이를 항상 안고 다녀서 허리가 아픈것 같다고 말씀 드렸었어요.)
시:"물리치료를 아직도 다녀?"
며:네 아직 다녀요.
그런데 무리치료사가 전에 미용이나 전문직을 하신적이 있느냐고 묻길래 미용을 했었다고 했더니 그럼 직업병이군요 하더라구요.
시: 뭐? 직업병? 그거 조금 하고 직업병이면 미용하는 사람들은 다 아 퍼서 일 못하겠다. 나도 지금 팔이 아퍼도 꾹 참고 다니는건데 그거 조금하고 아프다니..
며: 아니, 그냥 그렇다구요. 물리치료사가 한 얘기예요. 제가 그런게 아니라... 애기때문인지 배추때문인지 진짜 미용때문인지는 모르겠어요.
시:그래 알았다.
신랑물어보시고는 끊었다. 그런데 1년을 하던 2년을 하던 미용은 정말 힘든 일이다. 하루종일 14-15시간을 서서 일하고 밥도 못먹어 가면서 일해본 사람이 아니고는 모른다. 팔과다리가 떨어져나가는 고통을...
괜실히 미용얘기는 꺼내서 입이 방정이다 했는데 그래도 그냥 좀 서운했다. 전 2년정도 미용을 했어요. 아이가 4살인데 정서불안처럼보여 어린이집선생님이 일 그만두시는게 더 좋을것 같다고 해서 그만 두고 집에 있지만...
그럴수도 있겠다라고 해주시면 안돼나? 내가 억지인가?
한 5년됐어요. 지금 까지도 어깨,다리는 아프고요. 그때부터..
그것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냥 억지를 부리고 싶네요.
그때의 생활을 생각한다면 억지를 부리고 싶어요. 그때부터 아픈것이라고. 전 다시 전화를 드렸죠.
며: 어머님 저예요. 괜히 마음이 편치 않아서 전화 드렸어요. 어머님께선 하루종일 음식점에서 일하시느라 힘드시는데 제가 아프다고 생색낸것 같아서 죄송해서요. 어머님은 아퍼도 참고 일하시는데 전 조금 아프다고 이러는게....
시: 너 그렇게 얘길 하는게 아니다. 니가 직업병이라고 하길래 그런거지. 니가 내 말을 서운케 들었구나? 아픈건 아픈거지.. 사람은 다 생활환경에 따라 변하는거야. 편하면 편할수록 더 아픈데가 많은 법이지..
전화를 끊고 그래도 안했을때보다는 마음이 편했다. 이렇게 마음 여리고 눈치없고, 어리게 행동하는 며느리가 또 있을까?
내가 그냥 미워진다. 미용얘기는 빼는건데.. 5년전 했던 일을 지금에 와서... 말도 안되는 억지지. 괜히 들은 얘기를 그대로 전해가지고서... 그냥 찝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