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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를 협박해서 재우다.


BY haeun 2001-10-08

지난 번 괜찮아...로 여러분의 많은 위로를 받았던 맘입니다.
정말 고마웠어요.
우리딸 이제 다 나아서 예전의 활기차고 씩씩한 골목대장으로 되돌아왔지요.
감사합니다.

우리 딸은 너무 터프해서 늘 제게 혼나는 편이에요.
친구들과 싸워도 친구가 아무리 때리고 꼬집어도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는 강한? 녀석이지요.
그래서 실컷 맞고도 때린걸로 오해를 받는 억울한 녀석입니다.

친구 너무 좋아하고 성격도 좋아서 어린이집에 일찍 보냈어요.
사실 둘째를 낳고 나서 너무 힘들기도 하고, 우리 딸이 워낙 시끄럽게 노는 편이라 둘째가 잠을 못자서 많이 보채고 힘들게 해서요.
예상대로 적응을 잘 해서 한 두달 정도 잘 보냈지요.

그런데 얼마전 어떤 남자, 여자 남매가 왔는데 그렇게 우리 딸내미를 괴롭힌다는거예요.
애가 너무 악몽을 많이 꾸고 어린이집에 안가려해서 상담을 했더니 담임선생님이 그러시네요.
가끔 이불에 오줌을 쌀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그래서 요즘 안보내고 제가 집에 데리고 있지요.
애기 아빠는 거의 매일 야근에 휴일도 없는 사람이라 정말 눈물나게 힘들죠.

오늘은 4시가 넘도록 낮잠도 안자서 아주 애를 협박했어요.
너 자꾸 안자면 엄마가 어린이집에 데려다 줄거야.
얼른 자.
회초리까지 들고서 말이죠.
그랬더니 정말 얼른 눈감고 자는 시늉을 하더니 잠이 들었어요.
어린이집에 간다니까 눈이 휘둥그레져서 싫다고 눈물까지 흘리다가 잠이 드네요.
저 정말 나쁜 엄마죠?
협박만은 하지 않으리라 했건만......

이런 성질나쁜 엄마 만나서 우리 딸, 아들 고생입니다.
이제 어린이집에 보내긴 틀린거 같습니다.
올 겨울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이렇게 애들 둘이랑 종일 13평 비좁은 집에서 씨름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 앞이 캄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