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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한 올케


BY 시누 2001-10-10

우리 친정은 딸셋,아들 하나인데
내가 그중 맏이다.
남동생이 막내이자 외아들인데
결혼 한지 10년되었다.
우리딸들도 모두 출가했지만
부모님이 연세가 많으시고 특히 엄마가 건강이 나쁘셔서
친정일에 모두 발벗고 나서는 편이라 할수 있다.
얼마전 엄마가 임종을 앞두셔서
유일한 며느리인 올케가 수발을 들어 드릴것을
당부했고 지방에 사는 올케는 어린조카를 데리고 왔다.
두어달 후 엄마는 돌아가시고
잘 모이지 않던 우리가족이 모두 모이게 되었다.
물론 남동생이 상주이지만
막내고 여태까지 해왔던대로
우리 누이들이 여러가지 나서서 조언도 하고
함께 장례문제며 아버지문제를 의논하고 꾸려나갔다.
그런데 여동생 중 하나와 트러블이 있었던 올케는
내가 타이르는 과정에서
평소 우리 시누이들이 자기한테 너무 냉정하게 대한다고
말을 하는것이었다.
사실을 말하자면 우리들은 성격상
나긋나긋하진 못하다.
직선적이고 다소 듣기에 기분이 나빴을수도 있지만
시누이로서 나이도 한참 아래인 올케에게
그런저런 야단도 못친다는 게 말이 되는가?
내 여동생이 올케에게 객관적으로 부당하게 했다해도
그걸 자기 신랑(내 남동생)에게 말을 해서
생전 누나들에게 대들어 본적 없는 사람에게
누나들과 한판 벌이게 해야하는가?내가 맏이로서 올케를 불러놓고
따끔하게 충고를 했다.
그런데 올케야말로 생전 시댁식구라면 벌벌떨던 사람이
자기 애 돌때 모두 모른척해서 기분이 안좋았다는 둥,
내 여동생이 '올케가 있는데 시누이가 부엌에 들어가야겠냐'는 말을 했는데
시누이는 그러면 큰일나냐고 따지기도 하는것이었다.
그러면서 자기네 친정에선 나이어린 올케지만
딸인 자기보다 부모님과 더 가깝게 지내야한다는 생각으로
더 잘해주려고 한다는 둥 오히려 나에게 훈계를 했다.
시어머니 병수발 좀 들고 시아버지 밥 좀 차렸다고 그런 유세를 하다니!
그리고 아무리 막내라도 아들이고 며느리가 있는데 왜 누나들이 나서냐는 식으로 따지길래,
여태까지 그렇게 해왔고 막내이니 어쩔수 없다고 해버렸다.
사실 엄마 병수발 함으로써 그동안 못한 며느리노릇할 기회를 준 내게 감사할 일이라 봤는데 시집에 적대감을 갖고 엄마를 대했다면 가시는 길이 편했을리가 없다.
난 부모님도 연로하셨고 시집살이 20여년하고 살아서인지
요즘 사람들 도무지 이해할수가 없다.
집안에 며느리로 들어왔으면
그집의 화평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게 아닌가?
설사 시누이가 섭섭하게 대해도 남편의 형제들과의 관계를 위해
자기가 참고말면 될것을
그동안 그런 올케인줄 알았는데 너무도 실망스러웠다.
그래서 요즘 가끔 보면 올케도 전처럼 나를 대하지 않는 것 같고
나역시 쌀쌀맞게 대할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