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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이 싫다. 싫어..


BY 우울해라 2001-10-10

난 울 친정이 너무 싫다. 이런생각 하면 안되지만.. 내가 못된건지.. 엄마며 아빠 오빠들.. 다 하나같이 나에겐 도움이 되기는 커녕 피해만 주는 사람들이다.
결혼한지 일년이 됐다. 남편과 난 cc였고, 2년 넘게 사궜을때쯤 아기가 덜컥 생겨 결혼을 하게 됐다. 그 시기쯤 친정집의 상황은 말이 아니었다. 아빠가 알게모르게 무슨 빚이 그리 많았는지.. 집이 넘어가고 그전에도 화목하지도 않았던 집은 더욱 어두워져만 가고 있었다.
난 늦은나이에 대학에 들어가 2년을 마친 상황이었지만.. 집이 그리 된 상황에 학업을 계속할 수가 없었다.
물론 2년동안의 용돈이며 등록금 등 집에서는 10원하나 보태준 적이 없었다. 오히려 나에게 손을 내밀었으면 내밀었지 말이다.
그때도 물론 그런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도 물론.. 난 아이가 생겨 결혼하게 된 게 50%라면, 그런 친정집의 상황속에서 도피하고 싶은 맘과 또 내가 결혼하는게 엄마한테 부담을 덜어주는 길이라 생각해 결혼한것이 50%다. 물론 남편을 사랑했다.
보통의 다른 집에서 결혼축의금으로 음식값이며 기타등등을 지불하고 돈이 남는다고들 하는데.. 내가 결혼했을 당시엔 웃습게도 음식값이나 지불할 수 있을지 걱정해야만 했다.
워낙 엄마,아빠가 그런델 다니지 않은 댓가이다...
그래서 나보고 여유자금을 마련해놓으라고 할 정도였으니.. 물론 결혼자금도 집에선 전혀 보태주지 않았다. 남편은 너무 한다고 하지만.. 여유로우면 그러겠는가... 이해하면서도 짜증만 난다.
결국 엄마와 아빠는 내가 결혼한후 이혼을 했다. 아빠 연락처도 모르고 어떻게 지내는지도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다. 난 아빠를 원래부터 싫어했다. 더욱이 집을 이지경으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니까 더욱 아빠를 미워한다.
엄마는 좁고 어두운 단칸방에 혼자 산다. 지난 추석때 남편과 함께 찾아갔는데.. 솔직히 가기 싫었다. 지금도 친정집 생각만 하면 짜증만 나고 고민만 쌓이니까.. 돌아오는 길에 엄마가 불쌍해서 많이 울었다. 친오빠들... 설명하기도 싫다. 그나이 먹도록 벌어놓은 돈도 없고 한직장을 진득하니 계속 다니질 못한다. 그렇다고 사람구실을 제대로 하는것도 아니고.. 내 결혼식에도 오지 않았다. 우스운 노릇이지. 사이가 좋지 않아서 그런건 아니다.. 원래 그렇다. 원래..
남편은 말한다. 너희 친정 너무 한다고.. 난 할 말이 없다.
결혼하고 나서 연락한번 안하니 길에서 마주쳐도 그냥 지나가겠다고 말이다. 정말 그렇다. 아빠는 상견례때와 결혼식 당일을 포함해서 다섯번이 될까.. 오빠들.. 결혼식때도 못봤으니.. 오죽하랴..
그렇다고 전화를 하는것도 아니다. 남남인양 그렇게 산다.
오직.. 오직 엄마만 그나마 가끔씩 연락하고 지낼 뿐이다.

얼마전 세금이 지금 남편과 사는 집으로 날라왔다. 확인해보니 결혼전 울 친정집에서 내지 않은 세금이 거쳐 거쳐 나에게로한테까지 온것이다. 남편은 또 말한다. 너희 친정 너무 하지 않냐고..
난 남편한테 미안한게 많다. 제대로 되지 않은 친정집때문에.. 남편은 장모,장인어른이 뭔지도 모르며 산다.
그런 미안함들때문에 난 오빠한테 불만이 있어도 거의 말하지 않는다. 신혼시절 남편과 싸우면 누구나 한번은 그러는것 처럼 나도 친정에 가서 남편흉보며 엄마랑 하루를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난 남편과 싸우면 집에서 그냥 한참을 울거나 밖을 돌아다니는게 다였다.
엄마는 몸이 많이 아픈데도 월세를 내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을 다닌다. 그런 엄마가 너무 불쌍하면서도 짜증도 많이 난다.
세월이 더 지나 늙어서 엄마마저 돌아가시면 돌아갈 친정이 정말로 없어지는구나 싶다.
내 소원은 울친정이 보통 다른 집과 다를게 없이 명절되면 기쁜마음으로 남편과 찾아가 고스톱도 치고 즐겁게 대화나누며 술도 한잔하고.. 가끔은 장인어른,장모로서 사위를 만나 식사한번 할수 있는... 그냥 보통의 평범한 친정집이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