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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목욕탕 갈 줄 알아요


BY yuuy 2001-10-11

어쩜.
시어머니들 큰아들,큰며느리는 내식구고 그외 자식들은 손님이라고 생각하시남?
아닌감?

울 시엄마 이번 추석전날 열심히 차례음식 만들고 있는 4살,1살된 딸 둘있는 울 동서에게
"넌 목욕 갔다와라"하신다.
"남은 건 큰애가 혼자 할 수 있지?" 하시며
어찌 반항할 수 있을까?
길게 숨한번 쉬고
"별로 남지 않았는 데요. 혼자 할 수 있어요."했다.
속으로
'동서! 너! 목욕 가면 나한테 죽었다.'하면서

"어머님! 왜? 저는 목욕가라고 안하세요?"
난 아이가 컸고(7살,5살) 동서는 아직 아이가 어려서 목욕다니기 힘드니까 아이 봐줄테니 다녀오라는 거다.
내 아이들 어릴때는? 잉잉 울고 싶었다.

결혼하고 1년 동안 시부모님이랑 한집에서 살았다.
그때 나 대중탕 한번도 안갔다 아니 못갔다.
왜?
첫애 유산되고 바로 아이가 생기니 병원에서 조심하라구 목욕탕 같은데도 가지 말라구 해서 겁나서 못갔다.
그래서 목욕탕 가는걸 못 보셨으니 난 목욕탕 안가는 아이로 아셨나보다.

"어머님! 아이 가져서 병원에서 조심하라고 목욕탕 가지 말라고 해서 못 갔었어요."
"......."

아이 낳곤 아이 어려 목욕 가는건 상상 하기 힘들었다.
결혼 8년 동안 한손에 꼽힌다.
그것도 반은 울 엄마랑 다녀왔다.

동서넨 머-얼-리 살고 우리는 진짜 엎어져서 손 뻗으면 손가락쯤 닿는 데 산다.
그래도 애 맡기고 목욕탕은 커녕 시장도 못가봤다.
애보는게 힘드신데나, 어?데나.
넌 젊어서 애 둘을 힘 안들이고 잘도 키운데나 어쩐데나...

동서 그날 목욕탕 안갔다.
갔다간 나한테 죽을걸(?) 눈치 챘나보다.

울 시엄마 동서에게도 그리 좋은 시엄마는 아니다.
근데 가끔 한번씩 이런식으로 내맘을 상하게 하신다.

"울 사이좋은 동서 사이 별일 아닌 걸로 갈라지게 하지 마세요.어머님!"

난 지금 아이들 유치원 보내고 운동도 다닐수 있고 사우나에 찜질방도(아직 못가봤다) 갈수 있다.
나의 삶 내가 살아 가야지 울 시엄마도 할머닌데 젊은 것이 바라긴 뭘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