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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엄니 식사 문제, 조언 감사해요


BY 노노레타 2001-10-12

치매 걸린 시어머니 식사 문제로 고민 올린 사람인데 답변 주신분들 감사드려요.
현재 시어머니는 아주 누워서 자리보존하고 있는 상태는 아니세요.
하지만 자기 의지로 하시는게 아무것도 없는 상태라서 제가 혼수상태에만 빠지지 않은 식물인간이라고 말씀 드린거예요.
침대에서 일으켜 거실 의자에 앉혀 놓고 텔레비전을 켠 다음 식사를 드리면 그 상태로 마냥 앉아 계세요.
밥 한 숟갈 드리면 조금 씹다가도 밥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 버리시나봐요. 그래서 입 안에는 항상 밥이 가득하게 고여 있답니다.
아마 치매로 인해서 진행형의 사실을 잊어 버리시는것 같아요.
누워서 몸은 약간 뒤척이시는 정도니까 아직 욕창 걱정은 없구, 등에 손 넣어 봐서 돌아가실 때를 가늠할 정도도 아닌것 같아요.
어젯밤에 중환자실 간호사 하셨던 분의 조언을 남편과 함께 읽어보구서 다음주에는 병원으로 모시고 갈 생각입니다.
'병원에 가야겠구나...'하는 말끝에 내뱉는 남편의 한숨 소리로 전 또 마음이 아팠구요.
왜냐하면 울 신랑이 병원이라면 이를 갈거든요.
7월에 시어머니 입원해 계신 보름동안 모든 일을 작파하고 혼자서 간호를 했거든요. 명성은 있는 종합병원이지만 오래된 건물이라 너무 지저분하고 보호자가 따로 앉아 있을 휴게실 한 곳 제대로 없는 병원, 여자 병실이다 보니 보호자의 대부분도 여자인 곳에서 휴대폰의 카드 맞추기 게임 하나에 의지해 하루를 보냈으니까요.
가까이 사는 시누도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2~3일에 한번씩 밤에 교대를 해줬을뿐 오로지 병간호는 남편의 몫이었죠.
저는 그때 임신 초기이고 직장 때문에 퇴근 후만 갔을뿐 밤을 새지는 못했답니다.
위로 형들이 있어도 가끔 들여다만 볼뿐 자기들 사는게 힘들어서 큰 도움을 못줄 형편이에요.
그러다보니 모든 책임이 아들 중 막내인 우리 남편과 저의 몫으로 고스란히 돌아옵니다.
에궁~~^^;;;
200만원에서 몇 천원 모자라는 병원비도 다 우리 부담이고...집안 대소사 모든 일에 드는 돈도 당연히 우리가 내야하고....
시어머니 모시고 있다고 시조부와 시아버지 제사도 우리몫, 당근 명절도 시어머니 계신 우리집에서 치루기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시가 식구들 모두 저희한테 미안해 하고 눈치도 보긴 하는데 실질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세요.
아무리 내가 힘들어도 못해주는 형제들 마음은 또 오죽할까 싶은 마음에 내 사정되는대로 하고 살자며 우리 부부 서로 어깨 두르리며 살지만...
식사문제 제대로 해결도 못하고, 이렇게 시어머니 병원 이야기 나오니까 우울해지는 신랑 보니까 참 맘도 아프고 현실의 어려움이 서럽네요. 그래서 결혼하고 8년간 절대 내보이지 않던 속내를 처음으로 아컴에 틀어놓아 봅니다.
시어머니 모시고 산지 4년, 치매 심해지신지 3년 동안 이젠 저도 많이 지쳤나봐요. 익명을 빌려서 이런 하소연을 하는걸 보면...
그러지 않아도 시가 문제로 머리 아픈 사연 많은데 저의 사연까지 올려져서 오늘도 씩씩하게 사시려 맘 먹고 있는 아쥠들 기운 뺀다고 나무라시지나 않으실려는지....
혹 제글 보면 누군지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 이렇게 힘들다고 광고(?)하면 울 신랑 마누라 고생만 시키는 나쁜놈이라고 타박하는 사람들 있을까봐 속으로 꾹꾹 감추고 살았는데...
오늘은 날씨도 좋은데 아침부터 시어머니 식사로 스트레스 받고 출근하는 내 신세가 기운 빠져서 그냥 이렇게 주절주절 늘어 놓아봅니다.
다시 한번 조언 주신 분들한테 감사 드리고, 제가 도움이 필요해서 연락 드렸을 때 관심 가져 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