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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며느리


BY 그냥 2001-10-12

나는 나쁜 며느리다
시댁 도와주고 싶지 않다
돈이 아깝다

시댁식구 어른 넷이 산다
보증금 없는 월세 산다
결혼전 이런 사정 몰랐다
신랑이 그냥 자기네집 가난하다고 해서 그런가 보다 했고 가난하면 내가 벌어 쓰면 되지 했다
결혼할 때 그렇게 말많던 시누 결국 돈이야기에서는 우릴 갈군다
더 해주기 싫다
시누 자신은 이사때마다 시댁도움으로 전세 올리고
시댁에서 삼성래미안 41평짜리 해주셨단다

이번 일도
이사 가는것 갑자기 가는거 아니고 예정된 일인데 왜이리 대책이 없는지...철거소식 몇년인데 수중에 사백만원이 다란다
임대아파트 들어가고 싶다고 한다
보증금 1200만원인데 이사비용도 없단다
뭘 어쩌라는건지...
시부 시모 시동생 돈번다
손위 시눈 상고 졸업하고 지금까지 방에서 뒹군다. 이해가 안된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서 그 방서 하루종일 뒹굴고 싶을까...

결혼때 예단만 받아챙기고
금반지 한복 한벌 안해주고 그래도 나는 이바지 비슷하게 해서 보냈는데 친정에 과일 한상자 안보냈다
다 밉다
울엄마 지금도 분해 하신다

그렇다고 전세를 신랑이 얻은 것도 아니고
내가 번걸로 전세 얻어 이만큼 살림 일구고 두 아이 키우고 있다

내가 정말로 나쁜 며느리이어서 그런지
다큰 어른 넷이 사는 집에 내가 생활비 보조하고 싶지 않다
명절때 챙기고 생신 챙긴다 제사 챙기고
가끔씩 여윳돈 있음 더 넣는다
말많은 시누들 온가족 생일 챙기길 바라지만 난 하지 않는다
사돈댁 생일 챙기는걸 왜 내가 해야 하는가 난 안한다
이번 추석때도 시누시모 울 시모한테 선물 보내왔더라
난 웃고 만다
뭐 상관없다 지들끼리 챙기던가 말던가 내 알바 아니다

나를 왜 나쁜 며느리로 만드는지...
지지리 가난한 시댁에
내 아이들 건강하게 잘 키우고 살림 그래도 늘려가면 다행이지
며느리 돈버는걸 왜 탐내는지...
하긴 언젠가 전세가 모잘라 쩔쩔매니 울 시부 그러더라
친정서 한 2000 빌려 오라고
내가 미쳤냐
왜 시댁도 못해줌서 친정에 손 벌리게 하는지
나 시댁 암것도 없다 해서
결혼때 울 친정에서 암것도 안받았다
울신랑 친정돈 받았다는 말 듣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랬다
내가 번돈으로 다 했다. 신랑 기 살려주고 싶어서 그랬는데...

울신랑 내 눈치 본다. 해주고 싶어 한다
이해한다. 하지만 왜 나만 다 해야 하는가...너무너무 억울하다
돈도 없다 빌려야 한다 우리빛만 2800이다
뭘 어쩌란 소린지.
지금 속상해서 나 울 엄마한테 그랬다
식은밥 덥혀서 먹자고 하시는 울 엄마한데
짜장면 시켜먹자고...비빔밥 먹자고 해본다
울엄마 싫다고 하신다
아껴봤자 생각도 안한대로 나간다고 하니 울 엄마 이럴때일 수록 더 아껴 살라고 한다

모르겠다
울 엄마 내가 쌍둥이 낳는 바람에 임신중일때 내 끼니 다 챙기시고...지금도 낮에 울 애들 봐주신다
울시모 자기 딸 김치 담궈 보내도
며느리 임신때 김치 한포기 안보내더라...울신랑 친정집 김치 안먹는다. 친정엄마 음식 잘한다. 단지 친정집 젓갈 좋아한다...신랑 싫어한다. 나 배불러 김치 담궜다
울 시모 하루도 아니 두시간도 안 봐준다. 당신 놀러 다니시고 술 드시고 그러고 다닌다.
한번도 울 엄마한테 고맙다는 말 안한다
그렇다고 내가 돈 많이 안드린다
그냥 용돈 20만원정도 드린다. 신랑한테 말 안한다

울신랑 착하다
자상하고 나 마음고생 안시킨다
아가들 잘 봐준다
그리고 정말로 나 사랑해 준다
정말로 시댁 해주고 싶지 않다
하지만 울 신랑보고 난 해준다
울신랑 신경쓰면 머리아파 하니
마음아파 능력 상관없이 해야겠지만
어디서 구하나...
돈많은 친구?????자랑만 할줄 알지 도움 안된다
어디서 구해야 하나
...
정말 나쁜 며느리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