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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가출


BY 휴~~~~ 2001-10-16

별거나 가출 한다는 것이 남의 일인줄만 알았어요..
순식간에 이렇게 되어버릴줄은 정말 몰랐어요..
요새 계속 돈이 안 모이고 남편도 자리를 잘 못잡고
그러길래 용하다는 점집에 엄마랑 갔었어요.
점쟁이가 나쁜 소리로 듣지 말라구 하면서 심각하게
이야기를 하더군요.
10월 11월에 둘중 누가 하나 나가거나 이혼한다는 소리가
나온다면서 나보고 무조건 참으라나요.
난 그자리에서 피식 웃고 말았어요...

그런데 거짓말같이 남편이 나가버렸네요.
남편은 병원에 근무합니다..그래서 야근할때도 있고
새벽에도 같이 어울릴 사람이 많습니다..
제가 잔소리한다고 그게 듣기 싫다고 옷가지를 사서
나가버렸습니다..
전 너무 갑작스레 당한일이라 엄마랑 시어머니께 도움을
청했어요..
지금 나간지 5일쯤 됐는데 엄마는 나때문에 속병이 나셔서
노심초사하고 계신데 시어머니는 처음에는 신랑을 나무라시더니
지금은 나몰라라 하고 계세요...

무엇 때문인지도 몰르겠어요..
그나마 직장이 있어서 낮에는 생각이 나지 않지만
밤이 되면 미칠꺼 같습니다.
애기도 엄마한테 맡겨 놓고 나몰라라 하는 신랑이
너무나 밉습니다.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고 계속 되뇌이면서
왜 이렇게 되었을까 계속 나 자신을 학대하고 있습니다.

점쟁이가 나보고 무조건 참으라고
바위를 차면 바위는 안 깨지고 나만 깨진다면서
운명이 결정되어 있나요?
갑작스럽게 이렇게 될수 있나요.
내가 잘하면 운명도 바꿀수 있는거 아닌가요

부부사이도 노력하면 되는거 아닌가요?
정말로 거역할 수 없는 그런 게 있다면 무서워요..

남편이 없는데 갑자기 보일러도 고장나고
차타이어도 빵구가 나고 자동차검사도 해야하고
피식 웃음만 납니다..
평소에는 하는 일이 거의 없는데
사람이 없는게 이렇게 아쉽고 든든하지 않고 그렇네요.

남편이 이혼하자는데 저는 믿기지 않습니다..
믿고 쉽지 않아요..
인생이란게 웃긴거 같아요..
늘 남의 힘든일을 보는 방관자일것만 같았는데
순식간에 내가 힘든일에 닥치고 마네요..
한평생 사랑하면서 사는 부부도 있을까요..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