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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해서 그냥 얘기하는겁니다..


BY suass 2001-10-21

전 25으로 아줌마에 입문한지 4개월째입니다,
요즘들어 '아, 아직 난 결혼할 준비가 덜 됐구나..'하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결혼 처음부터 반대가 심했구, 시댁과는 으르렁대는 사이였는데... 저나 시댁이나 서로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은 상태입니다.
오늘도 큰 일이 있었는데..
항상 이성적이던 남편이 정말 비장한 얼굴로 그러더군요..
"나같은 놈은 결혼하지 말고 혼자 살았어야돼. 누가 오든 부인되는 사람이 우리집때문에 많이 힘들걸 알면서...내가 이기적인 생각으로 사랑하는 널 힘들게 했다고... 정말 미안하다구..."
사실 시댁과 무슨일이 생기면 죄없는 남편이 미워지는건 어쩔수 없는 본능이지만 오늘은 정말 안쓰럽고 더 사랑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무슨일만 생기면 사실 속으로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내가 능력도 있고 나름대로 잘났는데, 여기서 지금 뭐하고 있는건가 싶으면서..'
무작정 어디론가 도망가버리고 싶고... 이런 스스로의 모습에..아 나는 아직 결혼할 준비가 덜된사람이었구나...싶고..
요즘은 시댁과의 갈등에 제 속이 다 녹아버린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신경성 대장염으로 매일 배가 아파 어쩔줄 몰라하고..
친정에라도 얘기하자니 걱정하실까봐, 친구한테는 내 얼굴에 침뱉는거 같구...답답합니다.
그래서 드느 생각인데, 집에서 남편 뒷바라지 해야겠다는 생각을 접고 빨리 하던 직장생활을 계속하는게 어떨까하는...
그냥, 저희 어머님 말씀대로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짐이 있는거라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마음을 비우라고...
지금 제 속엔 어리긴하지만 부처님이 가부좌 틀고 앉아계십니다..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