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1년
이제껏 남편이 벌어다준 월급한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고스란히
카드빛,대출빛,차빛 그 형체도 알수없는 빛속으로 사라졌다,
그렇게 일년을 신혼의 재미도 없이 허덕거리며 살았는데도 그 빛의 끝
은 보이지 않고 아직도 4천만원이 넘게 남아있다. 내가 아는것만 4천4
백.
그리 많치안은 나이에(남편 28세) 서두룰거 없다고 했지만 자기는 빨
리 결혼하고 싶고 내년이면 아홉수라 결혼못하고 그러면 1년을 넘게
기다려야 한다고 어찌어찌해 결혼했다.
결혼날 다 잡고 시부모님 남편,나 네명이서 집을 보러 다녔다.
나는 신혼을 예쁘고 깨끗한 집에서 보내고 싶었는데 어머니 아버님은
아무리 봐도 1년후면 재개발해야 할것같은 집만 보러다니신다. (3천만
원에 살수있는 집이라면... 어떠한지 대충은 감이 오게죠?)
너무 심하다. 집얻을 돈이 2천뿐이 없단다. 나머지 1천만원은 융자받
아 알뜰살뜰살림해서 메꾸라하신다. 기가 막혔다. 친정엄마는 나이도
많치도 않은데 결혼은 왜이렇게 서두루나 하신다. 아마도 당신딸이 하
도 예뻐서(엄마생각) 놓치기 싫어서 서두루는줄로만 아신다.
이일로 결혼 못할뻔 했다. 결혼까지 서둘러 놓고 이제와서 집얻을 돈
이 없다니.. 우리 친정 난리 났었다. 나는 오빠들틈에 딸이 하나다.
우리 엄마 많은걸 바라는건 아니시지만 남부럽지 않게 보내고 싶어하
셨다. 나는 사랑하니까 그깟돈 열심히 벌어서 모으면 된다고 부모님
을 설득했다. 그렇게 힘들게 결혼했는데 처음 2,3개월은 행복했다. 으
행에서 전화가 오고 독촉장 날아오고 급여 압류통지서, 전세금 압류
통지서 날아오고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결혼전에 5백정도 마이너스
통장있는건 알고있었지만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데 정신이 없었다. 그
런데도 우리 사정에 벅찬 차 끌고다니고 주말마다 회사사람들 하고 놀
러다니고 자기 기분에 돈쓰고
시댁에 알려야 할것같아 말씀드렸다. 시부모님 노발대발 날리시다. 전
에도 이런일이 있어서 시부모님이 대신 카드값갚아 줬는데, 또그러냐
고 나에게 시집와서 고생한다고 미안하다고 하신다. 그러면서 알뜰살
뜰 아껴서 살아야지 어쪄겠냐고. 미치겠다. 아낄수만 있다면 아끼고
살겠다. 월급받아도 그날 모조리 은행으로 들어가는데 차비도 없어 돼
지저금통 탈탈털어 차비하는데 뭘더 아끼라고.. 시부모님도 능력안??
다는거 알지만 솔직히 남편혼자 결혼전에 자기 좋아라 쓴돈 왜 결혼
해 내가 나눠가져야 하나.1,2백이면 사랑하니까 상관없다 해도 우리
집 전세금보다(2천7백) 배가넘는 4천5백 요즘 살맛안난다, 뭘해도 앞
날 생각하면 멍해지고 아기도 낳고 싶은데. 몇년 넘게 밑빠진독에 물
붙기라고 생각하면 내나이에 감당하기엔 너무 큰돈이다. 요즘은 길이
나 텔레비젼속 애기들이 예뻐보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