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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 갈 때까지 갔나보다.


BY 죽고 잡다. 2001-12-15

지난 주 시엄니 환갑에 가서 죽자고 일하고 왔다.
시누도 놀구 동서도 놀구 맏며느리라는 이유로 말없이 일하다 왔다.
결국 몸살 났다.
좀 쉬면 나으려니 했더만 세살짜리 딸래미 데리고
부업까지 맡고 있어 쉴 수가 없었다.
점점 몸살기가 심해지더니 그저께부터는 목이 꽈악 잠겨 목소리조차도 나오지 않는다.

나랑 남편은 늘 싸운다.
넘넘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언제부터인가 매일 싸우게 된다.
결혼 1년후 남편이 외도를 하게 된 걸 안 이후로 편안할 날이 없었다.
남편은 남들이 보기엔 너무나 착한 남편...
그러나 알고 보면 변태에 바람둥이!!
직장 여상사며 동료며 학교 동창이며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여자관계에
한동안은 단란주점에 하루라도 도장을 안 찍으면 병이 나더니
올 5월엔 아침에 일찍 퇴근하고 오마 웃으며 출근하던 인간이
그 날밤 회사동료랑 택시 잡아타고 성남까지 가서리
창녀랑 잠을 자고 왔단다.
더 웃기는 건 그러고나서 자기 자신이 싫다며
나더러 와서는 "너, 나랑 안 살꺼지?"하고 묻는다.
이 갈리고 죽이고 싶고 정말 별의별 과정 다 거치고 나서는
눈이 너무나 초롱초롱 이쁜 딸 때문에 그냥 주저 앉아 사는데...

나는 욕쟁이다.
언제부터인가 가슴에 한이 입으로 올라와
남편에게 쉴새도 없이 저주의 말을 퍼붓게 된다.
남편은 여태 더러운 행동은 수없이 했어도 내게 욕을 한 적은 없다.
남들이 보기엔 그냥 순하고 좋은 사람이다.
나는 반면에 너무나 완벽한 차가운 여자로 보이겠지.
암튼 남편은 내가 욕을 하는 걸로 늘 흠을 잡아서 공격한다.
자기의 잘못은 그럴 수 있는거구.
나는 내가 욕을 하는 게 죽기보다도 싫다.
그런데 남편이 또 여자들을 만나고 다니면 나도 모르게 욕이 나온다.
그래서 며칠전에는 차라리 벙어리가 되어 버렸으면 하고 기도를 했드랬다.
그랬더니 정말 감기가 심하게 걸려 목소리가 안 나오는 것이다.

어쨌거나 근 일주일을 앓고나니 제 정신이 아니였다.
그런데 남편이 오늘 저녁 직장동료 아기돌에 간단다.
우린 싸우는 와중에서도 늘 함께 다니는 편인데
이번엔 같이 가자는 소리가 없다.
퇴근하고 3~4시간의 여백이 있는데 그 동안 뭘하지?한다.
남편은 잘 안 씻는다. 바빠서 목욕도 못 간다한다.
나는 아픈 와중에 그나마 그를 배려하는 마음에
목욕탕가서 씻고 좀 쉬다가 다녀오라고 했다.
그.런.데
이 넘이 회사동료랑 두사부일체 영화를 보러 갔단다.
뚜껑이 화악 열렸다.
쉰목소리로 욕이 마악 나왔다.
남편또한 차갑게 받아친다.
남이야 목욕을 가건 영화를 보러 가던 무슨 상관이냐구.
난 화가 났다.
목욕을 가는 건 재충전의 의미가 있지만
마누라가 이리 아파서 제대로 앉아 있지도 못하는데
자기는 영화관 가서 키득거리고 있을 걸 생각하니...
지난 주는 회사여자동료들이랑 달마야놀자를 보러 갔었다더니
이제는 완전히 재미들렸나보다.
난 영화관이라는 곳을 가 본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좀 주제가 있는 영화나 드라마는 머리에 쥐나서 못 보는 인간이
아무 생각없이 키득대며 영화보고 나서는 돌아서면
내용도 이미 잊어버리고 말겠지.

매일 여자동료 부모들 상가집이며(왜 그리 죽는 인간들이 많은지)
망년회며 돌아댕기다, 지난 주엔 온 몸에 향수를 뿌리고 왔다.
여자동료들이 노래방에서 장난으로 향수를 뿌렸다나?
어떤 년들이 그런 장난을 하냐고 했더만
철없는 81년생들이라 그렇단다.
나 참,
나한테는 온갖 냉정한 표정 다 짓고 다니는 인간이
밖에 나가서는 별의별 농담 다하며 그렇게 한심한 인간으로 논다는 사실이 구역질난다.

증말 이혼하고 싶다.
남편도 이혼하고 싶은 마음뿐이란다.
그러나 우리 부부 이혼못하는 이유는
용기가 없어서란다.
맞어, 그 말은 맞다.
그리고...
아빠랑 엄마 사이에 냉전기류가 흐르기 시작하면
중간에서 화해 시키려고 쩔쩔매는
세살배기 딸때문에...
내게는 쓰레기같은 남편에 불과하지만 딸에게는
친구들에게 "우리 아빠다아~!!"하고 자랑하는,
자랑스런 아빠이기에 오늘도 소름이 돋는 그 인간의 얼굴을 보며 참는다.
내가 그 남자랑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아는 사람 누구없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