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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뚝뚝한 신랑 때문에 답답해 미치겠어요...


BY 개구쟁이 2002-01-01

결혼한지 꽉 찬 2년 된 주부입니다.
정말 머리 뚜껑 열릴 것만 같아서 화를 삭히려고 여기에 글 씁니다.
제 신랑은 너무 무뚝뚝합니다.
한국남자들 다 무뚝뚝 대왕들이라고 하지만 저는 그 꼴을 못 보겠어요. 저는 모든 남.녀 관계는 애정표현으로 부터 시작하고 그 끝도 역시 애정표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무뚝뚝의 대가인 친정 아버지를 보고 자란 전 이성에 눈을 뜬 고딩 때부터 아무리 못생긴 남자라도 아기자기하고 다정다감한 남자라면 아무 조건도 없이 열병날듯 좋아했을 정도로 무뚝뚝한 성격을 싫어했습니다. 무뚝뚝한 사람 누가 좋아하겠습니까,만은 전 정말 여자친구도 무뚝뚝한 여자친구는 가려 사귈 정도로 무뚝뚝한 성격을 병적으로 싫어했지요.

그러다 어찌어찌하다 지금의 신랑과 결혼을 했는데, 정말이지 아직도 신랑의 성격에 적응이 안되서 괴롭습니다.
결혼 전에 몰랐냐구요? 알긴 알았죠. 하지만, 그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알잖습니까, 한국남자들 결혼 전과 후과 싹 바뀌는거.
결혼 전에도 무뚝뚝한 것이 못마땅해 몇 번이나 헤어졌었지만, 어찌나 인연의 끈이란게 질기던지 결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결혼하고 3개월까지는 정말이지 이혼하려고 까지 마음 먹었었습니다.
버스를 탈 때도 항상 자기가 먼저 타고, 길 갈 때도 항상 먼저 몇 발 앞으로 걸어가고, 왠 남자가 나를 사정없이 밀치고 가도 오히려 나한테 성질을 부립니다.제가 밤 늦도록 안 들어와도 전화 한 번 안합니다. 잠자리에서 먼저 설치는 건 항상 저이고, 50% 이상은 거절 당합니다. 25세 아내와 30살 남편이 합궁하는 날은 한달에 4~5번입니다.
그래서인지 뭔지 아직 애도 안 생깁니다.
신랑의 이런 성격이 얼마나 스트레스였던지 급기야는 저 자다말고 마구 소리를 지르는 병까지 걸렸었습니다. 내가 그런 이유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하면, 핑계대지 말라고 합니다...

그래도 둘이 대화로 풀었고 어느 정도 적응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오늘 전 어쩌면 정말로 이 사람하고는 마음의 궁합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비가 왔지요, 신랑이 우산을 들었습니다. 자기만 쓰고 난 씌우는 둥 마는 둥 입니다...내가 뭐라고 하니까 도리어 알아서 우산 속으로 들어오면 안되냐고 합니다...비 그쳤을 땐 자기 혼자 한참 떨어져서 뚜벅뚜벅 걸어갑니다. 화나서 그런거 아닙니다. 아무렇지 않은데 그러는 겁니다. 보조 맞춰서 걷자는거 벌써 3년째 제가 잔소리 하는 겁니다. 그럴 때마다 저한테 그럽니다. 니가 빨리 빨리 걸으면 되지 않느냐고....제야의 종소리 들으면서 제가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하니까 어..그러고 맙니다. 제가 기념 뽀뽀 하자니까 짜증을 벌컥 냅니다. 시동생 커플 옆에 있는데 그런다고..안 보이게 말한건데도요.

전 애교 많습니다. 우리 시부모님, 친척 분들 모두 저 좋아하십니다.
제가 시부모님이랑 다니면 다들 딸인줄 압니다. 너무 다정해 보인다고. 우리 시동생, 저 시집와서 집안 분위기 밝아졌다고 항상 고맙다고 합니다. 형수는 어디가도 사랑 받을 거라고...

전 신랑한테 장난도 잘 치고, 애정표현도 아주 많이 합니다.
신랑이 좋아서 그러기도 하지만 아까 썼듯이 애정표현이 없는 연인과 부부는 보통사이일 뿐이라고 주장하는게 제 진심이기 때문에 더욱 애정표현에 정성과 노력을 기울입니다.
제 딴에는 노력한다고 하는데 우리 신랑은 오히려 제 그런 마음들이 부담스러운 것 같습니다.

나보다 월급이 적은 남편, 그나마도 실직한지 한 달 째, 무능력해서 경쟁력있는 실력도 없는 남편...이게 현재 신랑의 모습이지만 이런 것쯤은 꾹 참을 수 있지만, 무뚝뚝하고 무심한 건 정말이지 못견디겠습니다.

제 친구는 깔깔 웃으며 귀여운 여자와 무뚝뚝이 남자의 생활 모습이 너무 재미있다고 하지만, 전 미칠 것 같습니다.

제가 좀 지나친 면도 있긴 하지만, 신랑은 더 지나친 것만 같습니다.
서로 자기만 생각해서 그럴까요?
하지만,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울컥울컥 못 견디겠습니다.
이러다 저도 점점 지쳐서 둘 다 무뚝뚝해져서 거리감 때문에 이혼하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한 번은 아주 진지하게 신랑에게 우리의 가장 큰 문제점이 뭔지 아냐고 물으며 그 대답으로, "나는 가슴으로 말을 하는데, 당신은 머리로만 받아들인다는거야.."라고 했더니 어이없어 하고 이해하지 못하더군요. 가슴으로 어떻게 말을 하냐고....

지금, 이렇게 제가 글 쓰는 동안에도 신랑은 티비 보다 지쳐서 잠 들었습니다. 매일 티비 보느라고 정신 못차립니다...티비를 정말 부셔버리고 싶네요.

현명하신 주부님들,...어떻게 도움 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