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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번 차분히......


BY 효녀되기 2002-03-03

함께 친하게 지내는 남편친구들의 모임이 있다.
다섯집이 같이 놀러가기로 했었는데, 갑자기 한집에서 상을 당해서 무산되었다.
몇해전에 대장암 수술을 받으시고, 거의 완치되기까지 강한 의지로 이겨내신 남편친구의 장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신것이었다.
그 분은 내 선배언니의 친정어머니기도 하셔서 안타까운 마음이 더했다.
그 어머니는 29세에 5남매를 거느린 청상으로 힘든 세월을 지나오신 여장부셨다.
선배네 아파트 아랫동네에 방을 하나 얻으시고 혼자 지내신걸로 알고있다.
집집마다 사정이 있겠지만 아들이 셋이나 있는 집이었는데, 웬일인지 막내딸인 선배네서 같이 사시다가 불편하셨는지 혼자 지내오셨다.
그 선배네, 맞벌이할때 살림 다 하시고, 아이들 다 거두셨다.
선배 내외도 잘 모셨고, 매일 잠만 따로 가서 주무셨다뿐이지, 아침에 올라오셔서, 저녁 잡숫고 내려가셨다한다.
돌아가시기 전날도 하루종일 와서 계시다가 저녁 드시고, 3월 1일이 공휴일이니 안오신다고하고 가셨다고한다.
삼일절날 오후쯤에 전화를 드리니 안받으셔서 어디 가셨나했고, 그후로도 시간대별로 전화를 드려도 안받으셔서 아직 안들어오셨나보다하고 생각하다가 아무래도 이상해서 집으로 가보았더니 이미 돌아가신 후라고 했다.
남의 일이지만 내경우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감정이입이 되어 영안실을 찾아가 선배내외를 보니 눈물이 났다.
내 친정어머니도 혼자 되셔서 온갖 고생다하시며 우리를 이렇게 번듯이 키우셨는데, 아마도 그 생각과 서러움에 눈물이 났나보다.
위아래에 살면서도 임종도 못한 그 선배네의 황망함과, 작은 방에서 혼자 쓸쓸히 돌아가신 그 어머니의 갑작스런 부음에 많은 생각이 교차?榮? 생전에 화장해서 확 뿌려달라 하셨다는데, 아는 사람이 그렇게 해드렸다가 생각날때 그곳에 찾아가면 어디가 어딘지, 어디서 울어야할지 몰라 더 속상했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다.

연로하신 시부모님, 요즘 부쩍 건강이 좋지 않으신 친정어머니때문에
새벽이나 한밤중에 전화가 울리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해질때가 있다.
내 남편, 내 아이들때문에 부모님께 소홀했었다는 반성도 든다.

보시는 님들, 우리, 부모님께 전화문안이라도 자주 드리기로 해요.
그리고, 지현이 동규 외할머니! 편히 영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