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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전업주부가 된다면...( 후기 )


BY 직장여성 2002-03-15

어제 밤에 술을 마시며 남편과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결론은 남편이 주부의 역할을 하기로 했습니다.

다른 일을 해서 적은 돈을 벌어오는 것보다
그만큼 애한테 신경 써주라고 했습니다.

남편이 지금 아무 일도 안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다고 하지만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쓰고만 있습니다.

미래에 돈이 들어올 수도 있고 운이 좋으면 대박이 터져서
큰 돈을 만질 수도 있는 일입니다.

시간이 많이 필요한 일도 아닙니다.
그래서 두 가지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자기 일도 하면서
주부의 역할도 하라고 했습니다.

어쨌든 지금은 제가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상황이니까
제가 편하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 동안 남편한테 협박처럼 직장을 그만둔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직장을 그만둘까봐 걱정스러웠던 모양입니다.
제가 직장생활을 안하면 애를 돌볼 일도 없고 그러면
제가 자기를 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을지도 모릅니다.

남편한테 가정을 맡기고 나니까
(음식만들기와 빨래는 제가 하기로 했습니다.)
마음이 너무 편합니다.

이제 나이가 들어 속물이 되어서 직장에서 매달 받는
몇 백만원의 돈이 아까워서 남편을 협박은 하면서도
사표를 내지못하고 다녔답니다.

남편이 지금 당장 돈을 벌지않아도 주부로서의 역할을 하고
저 또한 직장에서 제 능력을 발휘하면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이 상황을 감사하렵니다.

남편이 돈을 벌어오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제가 포기하고 있으면 남편도 마음의 여유를 가질 것 같고
나중에 정말 남편의 수입이 들어오면 불로소득이라 생각하며
더 뿌듯할 것 같습니다.

많은 주부님들이 남편의 수입이 적다고 불평하지만
적은 돈이라도 가장이 돈을 가져오는 게 얼마나
감사해야 할 일인지 모릅니다.

남편의 수입이 적으면 자녀들이 웬만큼 컸을 때 일을 시작하세요
요즘은 파트타임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게 많이 있답니다.
단 몇 십만원의 돈이라도 가져오면 상당히 가계에 보탬이 되고
남편들도 고마워할 겁니다.
그러면 모두 부자될 겁니다.

육체가 불편해도 열심히 사는 사람들 많더군요..
사지가 멀쩡하다면 그것에 감사하면서 무슨 일이든지 찾아서
해서 모두 부 ~~~~ 자 되세요..

저도 그 동안 남편의 수입을 기다리다 지쳐서 남편의 수입을
포기하기로 하고 주부의 역할을 맡긴 것입니다.

며칠 전 남편이 일관계로 다른 사람 통장에 돈을 입금시켜달라는
전화를 받고 퇴근길에 애를 데리러 학원에 가는 길에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면서 갔습니다.
돈을 벌지도 못하면서 당연히 요구만하는 남편과 살면서
이 건 사는 게 아니다 싶었습니다.

그 날 저녁 남편이 들어와서 대화하는 중에 제가 통곡을 했습니다.
창피해서 제 상황을 누구한테 얘기를 하겠어요?
제가 하소연하면 저를 무시할 것입니다..모두
친정식구,친구,직장동료 누구한테도 얘기할 수 없는
그 상황에서 눈물밖에 안나오니까
통곡을 했어요..
속에서 불덩이가 올라오는 것 같은 그 느낌을 이 방에
오시는 분들은 느껴보신 분 많을 것입니다.

울고나니 속이 좀 풀렸습니다.
이튿날 돈을 입금시켰습니다.
마누라를 금고처럼 생각하는 우리 남편의 일상입니다.

이제 남편에 대한 기대를 버리니 마음이 편합니다.
그리고 가사를 남편이 맡겠다고 하니 제가 활기차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남편의 일도 잘 되고 직장생활도 재미있게
하면서 제가 행복하다고 느낄 때 다시 한 번 와서 후기를
쓰겠습니다.

모든 주부님들 즐겁게 열심히 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