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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며늘아기..


BY 딸 싫어~ 2002-03-27

여긴 울산이예요.
울 신랑 서울 토백입니다.
친정이 부산인 저는 부산서 신랑만나 연애하고 부산서 결혼하고
3년 전 신랑 일때문에 여기로 왔어요.
신랑이나 저나 아무 연고도 없는 탓에 전 친구 하나 없이
외롭게? 지냈어요.
일 때문에 울산서 터 잡고 산다더니 아들 내년에 초등 되니까
공부는 서울서 시키자며 서울쪽으로 이사가자네요.
신랑이랑은 일때문에 주말 부부되겠지요.

근데 울 시아버지 혼자 사시거든요.
성격 엄청 괴팍하시고 욕 잘하고 오죽하면 시누들이 제게 되도록이면 살림 합치면 언니 고생문 활짝이라고 아직 건강하시니까 합치치말랄 정도예요.
저도 이것 저것 쌓인 것 많아 이젠 전화도 잘 않고..
명절 생신 그럴 때만 전화해요..
저희가 맏이거든요.
울 신랑 효자네요.
저 보고 혼자 시아버지 모시고 서울 살랍니다.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신랑도 없는 집에 홀시아버지 모시고 사는거 생각만 해도 끔찍이네요.
신랑한테 같이 올라가서 살면 몰라도 혼자서는 이사 안간다 했더니
노발대발 자식의 도리 어쩌구 사시면 얼마나 사시겠냐..(저보다 더 건강하셔요) 못하면 이혼불사라고 난리예요.

울 시아버지 돌아가신 시어머니 엄청 속 썩혀 스트레스 받아 술 입에도 못 대시는 분이 간암으로 돌아 가셨대요.
자식들 공부 시킬때 생활비 학비 한 번 제대로 해 주신 적 없이 시어머니 고생 고생 해서 겨우 고등학교 나왔다고 울 시누들 울더랬어요.

저 결혼하고 한달도 안돼 술 엄청 취해선 제게 전화해서 이년 저년
대학 나왔다 유세 떠냐며 난리펴서 그때 이혼하니 안하니 그랬지요.
자식들 결혼할때 돈 한 푼 안보태신 양반 사돈댁에서 뭐 좀 안주나
친정서 가져올 수 있는 거면 다 받아오래요
제 친정 좀 여유롭거든요.
얼마전 결석땜에 수술 하셨는데 6인실 시끄러워 못 간다고 1인실
당연히 가신대요. 병원비 저희가 다 냈어요.
맏이 낳을땐 미역국 두 그릇들 먹나요?
무슨 일만 생기면 무조건 맏이. 장남.
하나 있는 동서 맞벌이 핑계에 차남 핑계에 한 발 물러서 구경꾼이고

저 서울 가기 싫은 데 어쩌면 좋아요.
울 신랑 못 된건 시아버지 내림 받아서 마누라 한마디 거드는 꼴 못보고 매사에 의논보다 통보예요.
그 성격 미루어 아마 이혼 불사할걸요.
저도 정말 이혼불사 심정이예요.

서울 이사간다고 신랑 벌써 예고편 해서 시아버진 신나셨네요.
돈 급한 일 아님 전화 절때! 안하시더니 이사 언제 올거냐
이사비용은 얼만지 알아봐라..
참 내~ ~
지금 전세돈으로 경기도 대문 앞에도 못가겠구만
집 구하는 걱정 발 싹 빼고 당신 아들 손자 옆에 끼고
편하게 생긴 것만 신났나봐요.

저요, 꼼짝없이 홀시아버지 혼자 모시는 조선시대 과부 며느리되게 생겼어요.
신랑도 없이 혼자 아들 챙기고 시아버지 삼시 세 때 뜨신 밥 해대다가 인생 종 칠건 아닌지..
내가 이러고 살려고 학교때 그리 열씸 공부했는 가 싶어 정말 억울하고 열 받네요.
저 둘째 안 가지는 이유 중 하나
딸 낳을 까 봐서요
예쁜 딸 고이고이 키워서 시집보내 근본적으로 별 다를 것 없을 여자인생 살 거 생각만 해도 아깝고 속상코 억울할 거 같아요.

친정 부모님께 정말 죄송하네요.

제가 딸이고 여자라는 게 살아 갈 수록 싫어집니다.
어쩜 좋을까요.
시아버지땜시 이혼하게 생겼네요.
물론 신랑도 이젠 싫구요. 그 도화선이 될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