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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철없는 여자입니다..


BY Hee 2002-04-04

벌써 새벽 1시가 가까워오네요..남편을 거실로 쫓아보내고 잘려고 누웠는데..

쉽사리 잠이 들지않아..이렇게 컴을 켜고 앉았습니다..

담달이면 울아가가 태어납니다..이말하는데도 또 눈물이 나올려고 하네요.

근데 전 오늘 맥주를 4병이나 마셨어요..

조금 술기운이 오르는듯 하더니..금방 깨네요..

임신한 몸으로 안되는줄 알지만..넘 처량하고..내자신이 서글픈생각이 들어..

오늘은 임신한후 첨으로 맥주를 들이켜봤습니다..

근데..술먹고 왔는데도 애는 여전히 뱃속에서 힘차게 발길질을 해대네요.

엄말 탓하기라도 하는듯...그래도..전 미소가 번져 오릅니다..

그래도 네가 날 위로해 주는구나... 싶어서..

요즘 들어 제맘이 넘 심란합니다..

자꾸 눈물이 날려고 하고 여기서 글읽다 보면 저도모르게 울고 있습니다.

저랑 비슷한 얘기도 아니고..아직 나이어린 제가 공감할 만한 내용이 많지도 않지만..

그냥 눈물이 납니다.

저번에도 속상하다며 글올렸는데..전 어머닐 모시며 삽니다..

남편은 저보다 20살가까이 많고..전 이십대 초반입니다..

울친정..가난했고..한푼없이 나이든 남자한테 시집왔죠.

저번에 울 엄마..이사한다했을때..남편이 비용보탠다 했지만..

저흰 보태드릴 돈이 없었습니다..집사고..여유돈 하나없이..한달월급으로 겨우 생활하니까요..

월급..110만원입니다.

집살때 대출금 갚고..이제껏 집수리 하느라 모아둔돈도 없고

담달이면 애도 태어나기에..걱정이 많습니다.

그런 사정 아는 엄만..첨엔 정 보탤거면..벽시계(하얀바탕에 검은글씨 아시죠? 흔한벽시계)

하나 사주면 된다 했죠..

전 맘이 아팠습니다..근데 어제 엄만 벽시계마저도 사지 마라 하네요.

사정뻔히 아는데 하며..

또 눈물이 흐릅니다..나이든 남자한테 시집보내고도 벽시계받는거 마저도 부담스러워 하는엄마..

저두 남편한테 잘하려 애씁니다..

맘이 심란해도 절대 내색안하고..어머님으로 인해 섭섭하고 때론 침울해져도..

남편 퇴근해오면 항상 웃는얼굴로..마주합니다.

형님들..어머니께 용돈한장 안부치고..생활비 쪼들려도..

남편 기 안죽일려고..회사생활 피곤하고 힘들다 하면 내가 있으니 걱정말라며 다독입니다.

근데..자꾸만..제자신이 초라해집니다.

오늘 처녀시절 자주가던 번화가에 갔습니다..

제또래 학생들이 가방을 들쳐메고 버스를 향해 뛰는모습..넘 부러웠습니다..

호프집에서 서로 왁자지껄 떠들며.이야기 나누는 모습도 넘 부러웠고..

연인을 보니..옛날 애인도 생각났지만..이내 지웠습니다..

호프집에서 남편한테 전활 걸었습니다.

곧간다고 하길래..택시타고 집으로 왔지만..남편은 제가 들어오고도

한시간이 지난후에야 술취한채 들어오더군요..

어머님은..요즘 계속 아프다며..목소리가 다죽어가는듯 내십니다..

근데..하시고 싶은건 다하시죠..

전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어휴~

어머님은 아파도 마실 나가시고 전 아프지 않은데도 집안에 콕 틀어박혀 있습니다.

어머님 삼시세끼 차려드리고 일주일이면 5일은 10시나 넘어야 집에오는

남편을 기다립니다..

젊은나이 파릇한 신혼이어야 할 집이..우중충하고 서늘한 집으로 있습니다..

어머님이 편찮으신데..저희끼리 룰루랄라 할순 없으니까요.

하긴..남편은 피곤하다며..집에오면 자기 바쁘죠..

오늘은 넘 울적하고 심란해..남편오면..어머님을..형님들이 좀 모셔가라고

하고 싶은걸 꾹 참았습니다..

제가 참아야..집안이 편안하겠죠.. 자꾸 눈물이 흘러 시야를 가립니다.

남편도 불쌍하지만 저사람도 말로만 날 위할뿐..결국은 자기 하고싶은대로

다하는것 같습니다..

전 어떡해야..이 우울한 맘을 떨쳐버릴수 있을지..

요즘 어머님 보면 자꾸 자꾸 우울해집니다..

어젠 어머님 좋아하시는 강냉이랑 음료수를 사다드렸습니다.

남편이 오자 어머님..남편한테..알뜰하게 써야지..이런걸 왜사오는지

모르겠다고 하십니다..

어머님은 항상 알뜰을 강조하십니다..

그렇죠..우리형편에 알뜰하지 않으면 매달 적자일겁니다..후후..

어머님은 채소파는 아줌마한테 썩어 삐져내고 남은 감자 반쪽까지

아깝다며 가져 오십니다..

생선대가리도 가져오십니다..비록 해드시진 않지만..

그리고..샴푸통도 필요할데가 있다며 찬장에 넣어두십니다..

다쓴 칫솔도..알수없는 가루들도..말라 비틀어진 나물들도..놔두십니다

울방 곰팡이 쓴벽 도배하라고 3천원 주고 벽지만 사오셨습니다..

그벽지 아껴가며..우리가 도배했습니다..

오늘은 호박을 심겠다 하십니다..

우린 호박을 좋아하지도 않는데....그냥..하시는대로 잠자코 있습니다..

전 철없고 어린 며느리니까요..

죄송합니다..넘 길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