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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집의 가정부


BY 가정부 2002-04-04

오늘 남편과 또 싸웠습니다.
저희는 늘상 싸우는게 일이죠.
서로 조심하면서도 서로가 항상 상대방의 탓이예요.
남편은 제가 일을 하기를 바랍니다.
제가 전에 했던일은 전문직이라 월급이 센편이었어요.
그러나 사정상 그만둘 수 밖에 없었어요.
그 일에서 손뗀지 벌써 3년이 되었네요.
경력도 얼마되지 않았지만 그 경력만큼 쉬어서 그런지 다시 취업하기는 생각보다 더 어렵네요.
또 그다지 취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구요.
저희는 남편이 월급을 관리해요. 저를.... 못믿는데요..
취업을 해도 그 돈은 남편 주머니에 들어갈텐데... 정말 일하기 싫어요.
그러나 지금 사정이 별루 좋지 않아서 다시 공부를 하고 취업을 하기위해 둘째 아이를 친정에 맡겼어요.
오늘은 둘째가 보고싶어 친정에 가기로 맘 먹었어요.
큰애를 맡길 학원을 알아본뒤 친정에 간다고 남편에게 전화를 했더니 다음날 같이 가자고 하더군요.
그러나 아이도 넘 보고싶었구 담날은 근처사는 친구가 곧 이사간다며 만나자구 해서 약속이 있던 날이었거든요.
사정을 들은 남편은 대뜸 그러더군요.
"이젠 뭐든지 니 맘대로냐? 친구들까지 집에 오라구 하구?"
평소 남편은 제가 친구들 만나는걸 정말 싫어 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 모임도 못나가고 있죠.
너무 화가나서 저도 한마디 했어요. "내가 이집 가정부야? 친구도 맘대로 못데려오구?" 했더니 "응" 하는거예요.
그런말 농담으로라두 할 수 없는거 아닌가요?
세상에 가정부하고 애기낳구 사람도 있나요?
이 사람의 가장 못된 버릇중에 하나가 화가나면 술만 마시는거예요.
몇날 몇일 술만 마시죠. 그러면서 꼭 그래요... 몇주만 더 마시면 죽을거라구요..
정말 죽도록 놔두고 싶지만 그렇게 놔두기도 쉽지는 않네요.
사람속 있는대로 뒤집어 놓으면서 그게 다 제탓이 되구.... 못마시게 하려구 제가 먼저 사과하구...
이런식의 반복 정말 지겹네요.
오늘도 또 들어오면 술만 마실꺼 같아서 퇴근무렵 아이와 함께 회사를 찾아 갔죠.
또 제탓이더군요.
그러구선 집에와서 저에게 그러더군요.
저는 남을 배려할줄 모르고 저만 아는 이기주의자라구요.
전 그렇게 사려깊은 편도 못되고 남을 속깊이 이해해 주지는 못해요.
그러나 남을 배려할줄 모른다는 말은 처음, 그것도 남편한테 처음 들었네요.
항상 제게 배려받기만을 바라는 남편이 너무나 싫네요.
제가 무슨 말을 하든 무시부터하고보는 그런남편, 항상 명령조인 남편, 자기만 아는 남편....
제가 남편한테 젤 많이 들은 말은 "사랑해"가 아니라 불행하게도 "X신", "X발"이었죠.
X만 빼니까 신발이네요. ^^
입에 항상 그런 욕과 "씨~~"가 끊이지 않는 사람...
결혼전에 알았다면 정말 여기까지 오는 사태는 없었을텐데..
이젠 이집의 가정부인생에 종지부를 찍고 싶습니다.
정말이지 살을 맞대로 같이 산다는게 끔찍하기까지 하네요.
아이들이 이런 환경에서 무얼배우고, 무얼 생각할까 생각하면 소름이 돋을 정도예요.
또 애들이 아빠를 닮을까봐... 싫습니다.
남편에게 하고싶은말은 많은데... 그런 말들을 쓸데없는 저의 이기로만 생각하고 무시하고 등돌리는 남편이 너무 밉고 전 저대로 너무나 답답해서 막 울었습니다.
누구한테도 말 못하고.... 혼자서만 끌어안으려니 가슴한켠이 너무나 너무나 아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