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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것 .....그 고행의 길에서....


BY k...y... 2002-04-09

난 아프다.
항상 아프다.
머리가 깨어질듯이 아프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할 수가 없다.

꾸역꾸역 하루를 살아간다.

고왔던 내 얼굴은 추악하게 일그러져버렸다.
결혼전 50kg의 몸이 40kg가 되어버렸다.
그 몸을 지탱하느라
그래도 몇숟갈의 밥을 의무적으로 먹는다.


우울증, 불안증, 신경쇠약, 화병, 공황장애, 자율신경실조증......
내의지대로 되지 않는 몸의 상태를 뭐라고 표현할 수도 없다.

시집살이 6년만에 난 그 몹쓸 병을 얻었다.
32살 그 젊은 나이에........
그리고 6년이 지났다.

태어난 것이 내 의지대로 되지 않았듯이
죽는 것 또한 내 권한은 아닌 듯하다.

봄은 너무나 잔인하다.
봄은 나를 더욱 더 힘들게 한다.

꽃이 피는 것도 싫고
살짝 스쳐가는 봄바람도 싫고
형형색색 화려한 옷들도 멀게만 보인다.
내 눈에 비춰지는 세상은 뿌연 안개같다.

성격이 너무나 강하고 완벽하신 시어머니가 무섭고
아무 생각없이 내?b고 행동하는 시댁식구들이 무섭다.
항상 긴장되어있고 불안하다.

그나마 나를 사랑해 주시던 시아버님이 지난 겨울에 돌아가셨다.

신경정신과 약을 6년째 먹는다.
약이라도 먹지 않으면 난 하루도 살 수가 없다.

난 맏며늘이다.
몸이 아파도 맏며늘의 역할은 모두다 내것이다.

건강이 넘쳐나서 다이어트를 한다는 동서도
작은며늘로서의 특권을 누릴 뿐이다.

아무도 나를 이해해 주는 이는 없다.
남편조차도 남처럼 느껴진다.

이혼을 생각해 본다.
그러나........

맏며늘,
난 이자리를 포기하고 싶다.
권리는 없고 의무뿐인 이자리를 정말이지 떠나고싶다.

얼마전에 분가를 했다.
아이 둘을 키우면서 직장을 다닌다.
아무도 도와주는 이는 없다.

시어머니는 수영을 배우고 노래교실에 다니신다.
시간이 남아서 주체를 못하시는가 보다.

시어머니는 음식솜씨가 좋으시다.
그렇지만 며느리에게 김치한번 담궈주시지 않으시는 매정한 분이시다.

나약한 내자신이 너무나 싫다.
조그만 일에도 눈물이 나는 내자신이 싫다.
눈물은 마르지도 않는다.
내 눈물을 이해해 주는 곳은 그래도 병원뿐이다.

시댁 식구들은 신경정신과에 다니는 나를
미친여자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죽을 용기가 없다.
살고싶은 용기도 없다.

어쩌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