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너무도 긴글을 올려 신세 한탄 했는데.....
또다시 컴앞에 앉아 있어요.
시댁에 발을 끊기로 했는데.
그냥 이런저런 생각이 나네요.
어제 몇년만에 백화점에 갔어요. (갈 길을 몰라 헤매였어요.)
당분간 몸이 안좋은지라 방콕해야 하는데.
매일 아침에 아빠가 있나없나 확인하고는 출근한 아빠를 기다리며
밤12시까지 티브이만 보고 있다가 문밖에서 아빠의목소리가 들리면
뛰어나가는 우리아들.
아이가 너무 답답해 하길래 미안해서. (전철타기를 좋아하거든요.)
갈 곳도 없고. (저때문에 한창 친구와 놀 시간에 제 간호를 하니까)
지금은 몸살로 몸을 가눌 수가 없군요.(제 몸뚱아리가)
얼마 있으면 어버이날이구,
또 얼마 있으면 시모의 생신이구,
그후 남편의 생일이죠.
매번 어버이날과 생신은 가서 밥이라도 해서 먹고 왔는데.....
아니면 전화국에 어버이날 신청하는 예쁜카드라도 보냈는데.....
이맘때면 생신선물 가져가려구 남편몰래 준비해 두었는데.....
친정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신경도 안썼죠.
(덕분에 남편에게 더 큰소리쳐요, "당신이 우리 반쪽짜리친정에
해준것이 무엇이 있냐구")
시댁은 의료보험이후로 전화통화 일체 없구요.
(원래 당신들이 꼭 필요해야 전화하는 분들이니까)
끊겠다고 다짐도 몇번했는데.....
한편으로는 홀가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무겁네요.
병원에서 나온지 얼마 안되서 일까요?
육류를 많이 먹고 휴식을 취하라는 간호사와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안들어서 일까요?
남편이 진급했는데 시부모,형제에게 축하받지못해서 일까요?
(안다고 해도 축하인사 절대 안하겠지만 : 저희 친정모는 정말
기뻐하시더군요.)
남편도 회사일로 더욱 힘들어 하고 몸조리한다고 살림에 손놓은
채 바라보기 미안해 움직이는 저도 괴롭구.
이곳에서 저보다 더 힘들어 고민하는 분들도 많던데.....
삶의 의욕이 점점 퇴색하네요.
과연 이 언덕을 잘 넘어 갈 수 있을까 싶네요.
차라리 큰동서네가 직장이라도 단단했다면 저희 세식구가 시부모
뵙는데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을 텐데.....
올해(?)막내시누결혼에, 내년시부모환갑에 앞으로의 행사에
자식된 도리를 안하는 것이 잘하는 짓인지!
(남편도 이제는 포기 했어요. "앞으로 더하면 더하지 덜하진
않을 거야, 그사람들 복이 그것밖에는 안되는 모양이지, 뭘")
하지만,
막상 그때가 지나면
평생토록 가슴에 멍이 되어 사는 남편을 보는 것이 더 힘들것
같아요.
서로 살면서 남보다 못한 부모형제를 가진 남편이 불쌍해요.
매년 해주는 생일상에서 남편의 눈물을 보는 것은 아닌지!
제가 너무 잘못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요.
콩가루시댁에 모르는척 하구 다니려니 평범한 저희세식구만
희생양이구요, 아무소리 못하고 끙끙대며 갑자기 백수된 큰아들과
독오른 큰며느리, 조카셋에게까지 당신들이 죄인인양 살랑살랑하는
시부모를 보고 있으면 속이 뒤집히구.
당신들 죄라구는 큰아들 잘되라고 물심양면으로 대준 죄 밖에는
없는데도.
(그렇게도 억지만 부리며 당당히 사시더니 이제는 작은아들에게
미안해하시는 투로 집안 돌아가는 사정을 넋두리하는 시부모)
자기혼자라도 부모님 돌아가는 날까지 가겠다던 효자남편의 의지는
온데간데 없고 그늘진 모습만 남았어요.
부부싸움에서도 그렇게 당당하고 나만 나쁜며느리로 내세우던
우리남편.
처음에는 아내말 귀 기울여 안듣더니 자-알 됐다 싶다가도
측은한 마음이 앞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