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878

너무 울어서 눈이 안떠져...


BY 부은눈 2002-04-12

무슨 말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보통 여기와서 글을 읽다 보면 다들 시댁때문에 속끓고 힘들어하고 하는데 난 좀 다르다.
난 시댁보다 친정때문에 넘 힘이든다.

어제 친정엄마의 진갑이셨다.
엄마는 한달 전의 사건으로 인하여 문열고 들어서는 자직들에게 자식들 다 필요 없으니 돌아가라고 소리를 지르신다.
숨이 막힌다. 엄마의 그런 모습.
며느리도 보고 하셨으면 이젠 좀 평온해질 때도 되셨건만....

한달전의 사건
친정언니와 난 또 다시 엄마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말았다.
주중에 온 엄마의 전화
"오빠 생일이고 하니 와서 밥한끼 같이 먹구 가련"
금요일저녁 난 정말 아무 의심도 없이(정말 친정오빠의 생일 이었으니깐) 회사가 끝나기 무섭게 16개월된 딸아이데리고 짐 바리바리 챙겨서(애키우는 주부님들은 아실거다. 아이한번 데리고 움직이려면 그 짐이 얼마나 되는지를...) 집에 들어오는 신랑 되돌려 세워 친정으로 갔다
지난주에 다녀온 친정엘 왜 또가냐는 시부모님의 언짢은 소리를 뒤로하고....
토욜일 출근했다가 친정으로 퇴근해서 들어가 일요일 아침이 될때까지도 정말 아무 의심이 없었다.
일요일 아침 나에게 조그만 일이좀 있어 잠깐의 외출을 할때에도 엄마는
"점심 먹는데 올수있지, 아님 저녁으로 할까?"
"시간되는데로 전화할께"
일을 마치고 정말 아무 의심 없이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근데, 울 친정언니의 격양된 목소리
"사위들 다 데리고 시골에 쌀 가지러 가셨다"(참고로 우리 친정은 시골에 조그만 논을 가지고 있고, 거서 농사를 지어 쌀을 가져다 드신다)

속에서 부글 부글 끓어 올랐다. 생일이라는 오빠의 얼굴은 콧배기도 안보이더니 시골이라니...

한두번이 아니다. 이런일이
항상 어떻게 해서든 집에오게 한 다음엔 꼭 쌀을 가지러 사위들을 데리고 가신다.
아들, 며느리는 일주일동안 일하느라 피곤하고 힘드니깐 사위들이 가야 한단다.
그럼 그 사위들은 놀구 먹는 백수이던가?????????

지난 연말에도 엄마는 전화를 걸어 아이때문에 잠도 못자고 피곤하니 와서 잠좀 푹자다가 가라고 전화를 하셨다.
그때도 난 역시 친정 엄마구나 하구 감격에 겨워 신랑, 울 딸 앞세워 친정엘 갔었다.
하지만 일요일 아침 눈뜨자 마자 들려오는 쌀차 들어오는 소리.
화가 났지만 어떻하랴. 친정일인데
신랑 눈치보며 살살거리고 있는데. 걸려오는 전화
친정오빠는 바빠서 못온단다.(나중에 알고보니 집에있으면서 못온다고 전화한 것이었다). 조금있으려니 양복 차려입으신 아버지 볼일 있어 나가봐야 한다신다.

나참 어이가 없어서. 김씨집안일에 김씨남정네들은 하나도 없는 것이다.
그날 잠을 푹자기는 커녕 형부랑 울 신랑, 울언니, 나, 올케언니(다행이 올케언니는 왔더군요) 다섯이서 쌀 40가마에 김장배추에 무에 고춧가루 등등을 지어 3층까지 날랐다.
그날도 나 완전히 뚜껑 열리는걸 꾹 참았다.
신랑 앞에서 차마 친정엄마와 소리지고 싸우는꼴 보이고 싶지 않아서 정말로 꾹참았다.
나중에 오빠가 집에있으면서 안온 사실이 들통이 났을때
울 친정엄마왈 "오빠는 피곤하고 힘든 사람이니 봐줘야 한다" 알고보니 엄마가 오지 말라고 했단다.
나 정말 뚜껑 열리고 열받는다.
울 신랑 허리디스크다.
사위가 허리 디스크여서 고생하는건 아랑곳 없이 자기 아들 귀해서 그 허리에 쌀가마 지게 하신다.
나 정말 생각하면 미치고 싶다.

울언니랑 나는 친정에 가서 울 올케언니한테 앉아서 밥얻어 먹으면 밥 먹다가두 벼락을 맞는다.
하나밖에 없는 올케 아껴주지는 못할망정 어케 부려먹냐 하시는 거다

울 엄마 두딸과 사위는 무슨 머슴 쯤으로 아신다.
두딸과 사위들 집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항상 이것저것 주문을 하신다.
빨래가 밀렸다. 청소하기 싫다. 형광등이 어둡다. 세탁기 배수 호수가 고장난거 같다.등등등
집안에 오만 잡다한 것은 다 사위나 딸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
어쩌다 올케라도 온답시면 와서 할일 있을까봐 집안청소부터 빨래며 밥 뭐 하나 안해 놓으시는게 없다.

정말 속상하고 친정에 다녀올때마다 맘 상한다.

이번에도 지난달 일로 한달은 친정에 발걸음 안하고 전화를 안했다.
그래서 엄마랑 아빠랑 화가 나신거다.
울 언니랑 나 안쳐 놓구 그러신다.
시집갔다구 어떻게 그렇게 니 신랑들만 중하냐구
이젠 자식아니라구 생각하구 사시기로 하셨단다.

나 울고 불고 소리지르고 왔다.
내가 엄마가 어디있냐구, 언제 내가 아버지 자식이었냐구
울 엄마 인연끊고 살자신다.
그러자고 하고 왔다.

그러자고 하고 와서 베시시 웃으며 날 맞이하는 딸을 보며 가슴이 넘 저려 밤새도록 울었다.

지금은 사무실....
사무실에서 이러면 안돼는데 자꾸 눈물이 난다.

울 시댁
우리 시엄마 그러신다. 사위는 백년 손님이라구
울 시누들 오면 정말 대접 받구 간다.
나 울 친정에 그런건 바라지도 안는다.
다만 그냥 엄마, 아빠가 우리를 건들이지 않았으면, 엄마 아빠 아들 그렇게 소중하고 아까우면 울 신랑도 집에선 아까운 아들이라는걸 알아 줬으면 좋겠다

한동안 기분이 넘 우울하고 힘이들거 같다.
난 지금 임신 5개월이다.
빨리 이런기분에서 벗어나야 할텐데

두서없는 글 읽어주신 맘님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