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867

집나온날


BY 애기엄마 2002-04-14

집 나왔습니다.
물론 곧 다시 들어가겠지만 지금 남편은
아마.. 아이들을 돌보며
'뭐 이런걸 가지구 힘들다구 난리야?' 하고 있겠지요.
지난주 토요일.. 저희 가족(저와 남편 24개월, 5개월 아들들)은
심야 버스를 타고 속초 시어머님댁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직장을 다니는데 토요일 휴가가 어려운것 같아
그냥 거의 하루치기로 다녀오기로 한거죠.
심야 버스를 타고 새벽 2시경에 도착해서 3시쯤에 겨우 잠들었습니다.
그래두 아이들이 순해서 6시에 한번 깨고는 7시에 일어났습니다.
어머님은 시장에 나가시기 때문에 시댁에서 하루종일 두 아이와 씨름했습니다. 연년생이라 큰 아이도 아직 기저귀를 못뗀 아기고 샘이 많아 동생만 안았다 하면 일부러 못된 짓을 해서 엄마 관심을 끌려 합니다. 정신없이 하루가 가고 두 아이가 겨우 낮잠을 잘 시간에 남편이 일어납니다. '뭐 힘들다구 난리야? 시끄럽게..' 하더니 다른 집 여자들은 애들만 잘 보는구만.. 그러구 산소에 간다며 나섭디다. 오후 4시에. 잠깐 30분 눈 붙였습니다. 그리구 바쁜 저녁 시간..
저희는 다시 심야차를 타고 집(친정집에 얹혀살고 있음)에 왔습니다.
새벽 3시 다시 잠을 자고 출근..
일주일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정신없이 가더군요.
한번 피곤한게 쌓여 어떻게나 힘들던지..
그러나 아이들은 감기에 걸리고 밤새 앓고.. 남편 역시 감기 걸렸다며 출장에서 예정보다 빨리 돌아와 사흘 내내 잠만 잤습니다.(다 나았다고 하는 어제부터도 계속)
이런 와중에 저는 아프다거나 피곤하다는 소릴 할 처지가 되지 못하였죠.
오늘 일요일.. 방에서 주야장창 잠만 자는 남편..
그리고 거실에서 두 녀석과 씨름하는 나.
친정 부모님은 어디 가시고 두 녀석은 서로 엄마의 관심을 끌기 위해
징징 울고, 웃고 정신없습니다.
그러다가 큰 아이가 우유를 일부러 거실에 왕창 쏟아붓고..
제가 꼭지가 돌아서 소리를 지르고.. 아이는 울구..
남편이 자리에 누운채 그럽니다.
"남들은 애 둘도 잘만 보는데 너는 왜 그러냐?, 아빠랑 있으면 얼마나 얌전한데..'
그래서 집 나왔습니다.
아빠랑 한번 있어보라구.
헌데.. 갈데가 없더군요. 쇼핑도 피곤하구.. 넘 피곤해서 어디서
쉬고 싶은데.. 쉴데가 없습니다. 친정집에서 나왔으니깐..
결국 피씨방에 왔습니다. 피로가 더 쌓일지.. 그래서 다음주가 더 힘들지 모르지만..
다음주는 정말 큰일이네요. 승진이란걸 했으니 더 열심히 일해야 하는데.. 제가 너무 나쁜 엄마죠?
남편은 모든게 쉽다고 합니다. 자기 옆에서는 아이들도 눈치를 보며 조심하니 그럴수밖에요. 저는 아이들과 신나게 노는걸 좋아합니다. 그러니 엄마가 재밌어서 엄마한테 더 붙죠. 아이들은 아빠랑 놀기를 싫어하고. 재미 없어해요. 아빠 뭐해? 하고 큰 아이에게 물으면
'쿨..' 하고 자는 시늉을 할 정도니..
같이 맞벌이 하는 처지에 정말 너무하죠?
이 인간을, 아니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누구 가르쳐 주실분 없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