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콧구멍이 두개라서 숨을 쉬고 사나 봅니다. 아니 한 두개 더 있어야 좀 편하게 숨을 쉴 것 같군요.
어젯밤 우리 잘난 서방 술이라고 먹고 와서는 한다는 소리좀 보세요.
제가 자기를 너무 안 챙겨 줘서 화가 난답니다. 자기는 나 챙겨 줬나요? 결혼하고 5년동안 교통도 안좋은 왕복 세시간 거리의 직장다녀도 먼저 태워다 준다고 한 적 한번도 없었구요.
아기 가져도 병원 한번 같이 간적도 없었구요. 아 한번 같군요. 애 나러 가는 날 고맙고 황송하게도 같이 있었군요. 만삭때도 손발 퉁퉁 부어서 버스타고 다녀도 저는 술먹고 택시 타고 다닌 인간이구요. 우리 친정에 안부 전화 한 번 한적이 없었요. 저 아침에 통근버스 못타면, 시내버스 타고, 택시타고 생쇼를 하면서 출근해도 자기는 잠만 퍼질러 자고 있는 인간입니다. 아이 낳고 일명 축하금이라는 명목하에 형편 어려운 우리에게 친정 식구들이 도움을 좀 주었어요. 아기 백일, 돌때도 그렇구요. 그 돈 나중에 아기에게 좀 도움되는 것 해주고 싶어서 저도 어려워 절절매도 한푼 안쓰고 모으고 있었는데, 우리 잘난 서방 만 좋은 일 시켜 줬습니다.
자기는 다른 남자들처럼 와이프에게 꽃사주고 선물하는 그런것 낮간지러워서 못한다는 사람입니다. 어제 선배하고 같이 술을 마시는 자리에 선배 와이프가 동석을 하게 되었는데, 그 와이프는 선배를 그렇게 챙기더랍니다. 안주 집어 먹여 줘 가면서..
내가 자기 먹을 것 제대로 안챙겨주고, 식구들 모이는 자리에서 자기 체면 깍아서 망신 주었답니다. 그러면서 자기에게 제가 와이프이니까 그런 것 좀 챙겨 줘야 한다는 겁니다. 자기는 나 챙겨줬나요. 오히려 술마시고 노래방 갈 때 부르는 도우미 아줌마를 더 챙기고 살았을 겁니다. 쳇 뭐가 이뻐서 제가 그짓을 하겠습니까?
정말이지 자기 엄마랑 같이 산다고 기고 만장한 삶을 살고 있군요. 우리 잘난 서방님 말입니다. 아, 정말 속터진다. 쌔까맣게 타버린 속을 누가 알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