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열불이 나서 미치겠어요...
결혼 6년만에 시어머니도 아니구 시아버지께 6년전 혼수에 대해 왈가왈부를 듣다니... 이제까지 성심성의를 다해 시부모를 모셔왔건만 정말 그동안의 노력... 말짱 꽝이라는 생각 듭니다.
워낙 유별나신(? 저희집에서 잔소리의 대왕이시랍니다... -_-) 시아버지와 같이 사니 어느 정도 감수를 하구 살고는 있지만, 정말 어제는 신경질이 나서 지금까지 수습이 안되네요...
어제 오랜만에 식구들이 모여 고기파티를 했습니다. 물론 준비는 모두 맏이 몫이었지요. 저희 식구 대가족입니다. 도련님도 저희집에 살거든요... 여하튼 모든 준비를 끝내고 오손도손 파티를 시작했지요. 처음에는 좋았습니다. 분위기도 짱이구요... 한참 맛있게 먹다가 느닷없이 아버님이 냉장고 얘기를 꺼내시더라구요. 지금 사용하고 있는 냉장고는 80년대 모델로 아버님께서 중고로 어디서 하나 구해오신 거를 쓰고 있거든요. 그래서 울 신랑이 이제 전기료도 많이 먹는 그 냉장고 대신 제가 시집올 때 해왔던 냉장고를 사용하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대뜸 하시는 말씀...
"140만원짜리 냉장고랑 50만원짜리 냉장고랑 어디서 비교를 하냐?" 하시는 거예요...
세상에... 제가 경기해서 뒤로 넘어갈 뻔 했습니다. 아니 그럼 제가 혼수로 해온 냉장고가 겨우 50만원짜리인줄 아시고 계셨다는 건가요??? 우와... 정말 억울했습니다. 제 딴에는 그 당시 동급레벨로는 제일 좋은 냉장고(지펄은 아니지만)로, 거기에 각종 옵션(강화유리 선반이니 표면 코팅이니...) 다 딸려있어 가격도 다른것보다 최소 15만원 이상 더 비싼 걸로 해왔는데 그걸 50만원이라고 생각하다니... 6년전 그 당시 90만원 넘게 주고 사온 건데, 게다가 달랑 2년도 안쓰고 시댁에 들어오는 바람에 방치를 해 두었더니 아버님이 화분을 냉장고 앞에 놓으시느라 여기저기 흠집 다 나고, 가끔 기계는 작동을 해 줘야 상하지 않다고 누누이 말씀드려도 전기료 아깝다고 켜지도 못하게 해서 정말 고물 다 되었거든요. 그것도 속상해서 죽을 지경인데, 어제 그런소리까지 들으니 정말 뚜껑이 확~ 열리더라구요...
전 시집올 때 정말 하느라고 한다고 물건 하나를 사도 제일 좋은거, 울 신랑 취향 까다로운 거 다 맞춰서 준비한다고 준비했는데 정말 너무하다는 생각만 듭니다.
저랑 같이 살고 있는 동서는(이런 시점에 치사하게 얘기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워낙 뚜껑이 열린 상태이니 이해해주세요... -_-) 시집올 때 정말 몸만 딸랑 왔습니다. 저희 시어머님 천사표세요... 정말 며느리를 딸처럼 여기시는 분인데 그 천사표 시어머님께서 [우리 집을 무시해서 저러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라는 표현을 쓰실 정도로 동서 시집올 때 아무것도 해온 거 없었거든요. 하지만 저희 시어머님 동서 받아들이시고는 한번도 그런 내색 하신적 없습니다. 그저 친딸처럼 저나 동서나 대해주시느라 바쁜 정말 세상에 둘도 없는 어머님이시죠...
근데 시아버님이 더 난리십니다. 하지만 동서에겐 혼수에 대해 일절 말씀 없으셨습니다. 아마도 당신이 좋아하는 도련님의 와이프라서 그런가 봅니다. 저의 아버님 큰아들보다 둘째아들을 항상 더 사랑하셨거든요. 기대도 크고...
여하튼 넘넘 치사하다는 생각밖엔 안드네요... 그것도 동서 있는 자리에서 제가 해온 혼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시다니... 제가 얼마나 얼굴이 화끈거리고 속이 상했는지 몰라요... T.T
그래서 반박을 했지요... "아버님, 그 냉장고 50만원짜리 아니에요. 옵션이 많아 비싸게 주고 산 거거든요... 냉장고 내의 선반도 강화유리라서 왠만한 무게에도 끄떡안하는데..." 했더니요... 글쎄 뭐라는 줄 아세요???
"그게 무슨 유리냐??? 내가 보니 플라스틱이더라..."
꽈당~~~ @@ 아니... 냉장고 선반을 플라스틱으로도 만들어 씁니까??? 플라스틱이 그 많은 반찬그릇들 무게를 버텨낼 수 있습니까? 아마 갈라졌어도 벌써 갈라졌을 겁니다. 그런데 그런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시는 거예요...
갑자기 분위기 쌀벌해졌지요. 천사표 어머니 사색되시고, 울 신랑 화나구... 전 황당해서 말두 못하구...
'네... 아버님... 잘 알겠습니다. 혼수라고 좋은 거 할필요 없겠네요... 좋은거해와봤자 안목이 없음 100만원짜리 10만원 되는 거군요... 이담에 아가씨 시집갈 때 대충 해 줘야 겠네요...'라는 말이 목구멍에서 막 넘어오려 하는데, 울 천사표 시어머니... 갑자기 다른 방향으로 말씀 하셔서 분위기 수습시키시더라구요... 어머님 얼굴 봐서 참았습니다...
하지만...
억울하고 속상한 건 풀리질 않네요... 합가 이후 한번도 분가생각 해 본적 없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분가하고 싶어집니다. 혼수로 해온 내물건 다 시댁물건 만들고 살았으니 낡을대로 다 낡았지만, 무지무지 치사한 얘기지만 그 물건들 다 들고 나와 신랑이랑 애기만 델구 따로 살구 싶네요...
정말 대책없는 시아버지 밑에서 몇 년을 살았으니 많이 참았다 생각도 들구요... 너무너무 속상합니다.
이번 어버이날엔 정말 안면 딱 깔고 그냥 지나갈까 싶어요... 10만원짜리 해 드려야 1만원짜리로도 안여기실것 같네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