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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아들 건강만 걱정인 시어머니


BY 소외된 며느리 2002-05-02

남편과 심하게 싸우고는 이틀동안 말도 안하다가
결국 제가 잘못을 빌고는 화해를 했습니다
(그동안은 아무리 크게 싸워도 그 당일날 화해를 했었기 때문에
이번 싸움은 정말 심각했죠)

이유는
또 시어머니 때문이었어요
제가 임신중인데 입덧이 심하거든요
그런데 시어머니께선 그렇게 입덧이 심하면 어디 밥이나 하겠냐며
친정에가서 반찬이라도 해달라지 그러냐고 하셨어요
그 다음에 하시는 말씀이
다른 장모들은 사위한테 보약도 해준다는데 그까짓 반찬이야 못해주겠냐는 말씀이셨죠
정말 이상하게 들리더군요
처음에 반찬 얻어다 먹으란 말씀하실 때만해도
제가 힘들까봐 친정 신세 좀 지라는 말씀인줄 알았는데
결국 요지는
당신 아들이 밥도 못 얻어먹고 살까봐 그게 걱정이셨던거죠
그런데 보약이라니...

며느리는 지독한 입덧을 하느라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어도
눈도 깜짝 안하시면서 당신 아들은 장모가 보약도 안해주냐는 식으로 은근히 바라기나 하시고...
졸지에
울 친정엄마는 사위한테 보약도 안해주는 눈치없는 장모가 되어버리신거죠

평소에도 시어머니께서는 자기는 멀리에 살아서 챙겨주기 힘드니
가까이에 사는 친정에서 우리를 챙겨줘야 하지 않겠냐는 말씀을 자주 하시더니
급기야는 보약 얘기까지 나오게 된거죠
사실
멀리 살아서 못챙긴다는건 핑계죠
시댁은 경제적으로 힘들게 살거든요
반면에 친정은 좀 여유롭구요
결혼할때 집장만에서 부터 시작해서 여러면에서 친정 도움을 많이 받아왔는데
시어머니 딴에는 이젠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보다는
당연한 일들로 습관화되신것 같아요

그 일로 인해서 남편과 싸움이 벌어졌는데
자기 집안에 대한 열등감이 발동해서는
불같이 화를 내고 결국 시어머니께 전화를 해서는 다 일러바치더군요
엄마는 별 생각없이 하신 말씀에 며느리는 펄펄 뛰고 난리가 났다나?

정말 억울하지만
시어머니께 사죄전화 드리고 남편한테 싹싹 빌어서 싸움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그런데!!!
좀 전에 소포가 배달되었는데요
시어머니께서 보내신 당신 아드님 드실 보약이라네요
그것도 무려 40만원짜리라네요
꽥!
생활비도 없어서 카드 긁어서 쓰시는 분이
그놈의 자존심 때문에 결국 일을 저지르고 마신거죠
보나마나 그 약값은 우리 앞으로 떨어질게 뻔한데
휴...

더구나
울남편이란 사람은
그 누가봐도 건장한 체격에 식성도 엄청나게 좋아서 보약이 필요 없는 사람이랍니다
오죽 식성이 좋으면 마누라는 입덧 하느라고 옆에서 토하고 난리를 치는 와중에도 먹던거 끄떡없이 다 해치우는 실력이지요

억울합니다
그동안 친정에 자주 들락거린단 소리 들을까봐
시어머니 모르게 친정에 자주 가서 반찬이니 뭐니 맛난 음식은 죄다 얻어다가 당신 아드님 입에 넣어줘 살찌워 줬건만
눈에 확 띄는 보약 한첩의 위력에 기가 꺾이고 마네요...

그래
당분간은 밥은 먹지 말고 그 비싼 보약만 먹어봐라
몸에 얼마나 좋은지 두고볼란다!
.................................................................길고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너무 속상해서 하소연 좀 했어요
그런데
보약값이 40만원이면 비싼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