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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속상하네여...


BY 튼튼이엄마 2002-05-03

가정의 달 5월이 돌아왔네요...
5월엔 참 주위에 챙길 것들이 많죠..

하지만 저희 형편엔 그 많은 것들을 다 챙기기가 쉽지 않지요..
물론 대부분 5월엔 부담들을 느끼시겠지만요..
저희 신랑은...아직 공부중이고...전 지금 뱃속에 이쁜 아가를
소중히 품고 있답니다..
이제 아기가 이 세상을 볼 날도 몇달 안 남아서 저도 휴직을 해야하는데...
그렇게 되면 지금도 빠듯한 살림에...더욱 빠듯해지죠..
더구나 우리 아기가 세상에 나오면 둘이 살 때보다 더 힘들어질텐데..
거기에 제가 휴직까지 하면 정말 우리 식구는 제가 복직 할 때까진
벌이가 없네요..
그래서 요즘은 걱정도 많이 되고....
아기가 힘차게 발차기를 해대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려줄 때마다
아기에게 미안해지기도 하구요..

그런데 우리 철없는 남편은..어린이 날이라고 조카들에게 옷 한벌정도 사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네요..
저희는 조카가 자그만친 11명이에요..형제들이 많아서..
신랑 쪽, 친정 쪽 합하면..
어린이 날 운운하는거 보니까....어버이 날엔 뭘 하라고 할 지 막막한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신랑은 아직 사회생활을 안해봐서 그런지..
시어른께 용돈을 드려야 할 때도..5만원은 안된데요..
10만원이면 10만원이지 무슨 5만원이냐고..
5만원은 안드리는거보다 못하다나요..
제 사고론 형편대로 드리는 거지..5만원은 안된다는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없구요..
그리고 이젠 우리 아가도 이 세상에 나올 텐데..
잘못하면 내년엔 우리 아가 분유값도 제대로 충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인데...조카들에게 어린이날 선물을 다 하라니..
눈물만 나옵니다..
제가 다들 부모님들이 잘 챙길 테니까 어린이날 만은 그냥 지나자고
그러다가..나중엔 조금 화를 냈더니..
저랑 이야기하면 짜증난다고 전화를 끊어버리네요..
전 오늘도 회사에서 내년에 생활비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골똘히
계산하고 우울해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우리 남편은...없는 살림이더라도 남들 다 챙기니까 어린이날도 챙겨야하는 거 같다면서 힘들다는 제 말에 핀잔입니다..
남들이 다 한다고 늘 같이 따라하면..
가랑이 찢어지는데...분수에 맞게 살아야 하는데..
남에게 손 안 벌리고 사는 것만도 전 뿌듯한데요..
남에게 아쉬운 소리 안하고 폐 안끼치고 사는 데도 벅찬데요..

또 하나 섭한건..
돈 때문에 걱정하는 건 다 시댁일이라는 거죠..
저희 친정은 더 보태주지 못해서 안달이신데..
시댁엔 용돈도 더 드려야하고..친정엔 한푼도 못드리는데..
시댁 조카들은 어린이날도 챙겨야하고..
우리 언니들은 뭐라도 하나 더 집어 주려고 싸주는데..
친정 식구들은 어짜피 없는 살림..그냥 걱정 안시키고 우리끼리라도 웃으면서 사는 것도 다행이라고 하시는데..
시댁어른들은 왜 그것 밖에 못 사냐고 그러면서 용돈을 바라시니...
앞으로 우리 아가가 걱정되요..
철없는 남편에게도 섭하고..
결혼하고 나선 그 즐겁던 5월이 너무 힘겹습니다..

그냥 속상해서 끄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