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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못드는 밤-시가에서


BY me 2002-07-01

나도 생각은 있는지라
시아버지 갑자기 보내고 혼자 되신 시어머니
또 갑자기 어떻게 되시면 얼마나 죄스러울까 싶어
이주에 한번정도는 찾아뵐려고 하는 남편 별 반대는 없다.
물론 시동생과 같이 살고 계시긴 하지만.
또 맏이 아니긴 하지만.

근데 시댁에 가면 항상 문제가
시집 남자들과 시누 남편들이 저녁을 먹고 항상 거의 대부분
새벽까지 고스톱이니 카드니 바둑이니 갈 생각을 안해
새벽에야 겨우 자는 애들깨워 집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두시나 돼서 출발해 한시간 걸려 집에 오면 담날도 다 날라가고 없다.
거기다가 내가 잠버릇이 좀 예민해
집에서도 잠들기까지 좀 뒤척이다 자는 편인데
시집에 가면 남자들 떠드는 소리에 거의 잠을 이룰수 없어
어서 빨리 집에 가기만 기다린다는 것이다.

이주전 시집에 제사가 있어
전날 가서 대충 준비하고
하룻밤자면서
편한 옷, 크린싱 크림, 칫솔 등 만반의 준비를 해갔건만
우선 둘째애가 칭얼대고 빨리 자지 않아 2시까지 깨 있다가 겨우 애가 잠들고
나도 겨우 가물가물 잠들려고 하면 남자들 떠드는 소리에 놀라 깨고 깨고 하다가 잠도 다 달아나버려 가만히 누워만 있다가 남자들 한 4시돼서 잠들자 한 4시즈음 됐지 싶은데 이제는 초저녁부터 주무시던 시어머니 일어나서 아침엔 국만 하나 끓이면 되는데도 결정적 도움은 잘 안주시면 괜한 졸갑증만 내시는 어머니 그때부터 이것 저것 건드리면서 뽀시락거리는 소리에 또 그 소리 다 들으며 누워만 있었다.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니 새벽 6시.
한잠도 못자고.
그랬다.
일을 많이 해서 힘든게 아니고
잠을 못자서 몸이 견디기 힘들다고.

결국 집에 와서 편도선이 붓고 몸살기가 있어
일주일 꼬빡 고생하고
그 담에도 감기기가 계속 남아있다가 이제 겨우 좀 나아졌는데
또 남편이 시댁에 가자고 해서
담주에 시누네 일이 있어 또 모일텐데
이제 겨우 감기 다 나았는데 또 밤에 잠 못자게 할거냐고.
싫댔다.
그리고 우리도 애들 데리고 외출도 해야지.
근데 울드컵임시 공휴일땜에 시간이 좀 충분해 완전 거절은 못했다.
근데 시댁에도 가야돼고
뭐 자기 테니스클럽 행사에는 또 참석해야 한대서
하루는 나도 양보못한다고 그중 한가지를 포기하라고 했다.
피곤에 찌들어 형식적으로 놀러가기 싫다고.
그랬더니 생각해 보겠다고 하더니
기껏 생각한게
토욜은 월드컵 삼사위전 본다고 다 보내고
일욜날 늦잠자고 일어났는데 아침도 안먹고 바로 놀러가잖다.
날이 흐려 늦어지면 비오겠다 싶어 따라 나섰더니
바닷가에서 좀 놀아주다가 비올거 같다고 점심 먹으러 가자고 해
좀 아쉬웠지만 좋아하는 레스또랑에 가서 애들이랑 흐뭇하게 점심하고는 시집에 가잔다.
형이 오라고 했다고.
할거 다했는데 거절하기도 그렇고
낼 새벽에 테니스 클럽 약속도 있는데 그리 늦기야 하겠나 싶어 설마 하고 따라 나섰다.

결국 새벽 다섯시까지 시집에 있었다.
불편하기도 불편했지만
화가 나서도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여러가지 이유로 한잠도 못잤다.
머리도 아프고.
두시반즈음돼서
도저히 못참아 잠을 못자서 미치겠다고 했더니
큰시누가 신경이 쓰여 남자들에게 빨리 파하라고 전했더니
-사실 남편 말고에게는 별로 표내기 싫었는데......-
뭐 자면 될건데 하는 반응.

신경 예민하고 성질 더러워 못자더라도 어쨌든 못자는 그 자체가 고문처럼 견디기 힘든거였다.
사실 나 이런 줄 뻔히 알면서
또 그래서 오기 싫다고 했는데
미적거리고만 있는 남편땜에 열받아 더 그랬는지도 모르고
감정 관리가 잘안돼
시집 식구들 한테 그런것 다 노츨 시킨 것도 기분 더러웠다.

노는 노-ㅁ들은 놀아서 즐겁게 밤샌다지만
나는 가만히 누워 말똥말똥 잠은 못자 또 열받아서인지 머리는 아프고 그게 무슨 꼴이란 말인가.
그렇게 힘들게 있을줄 알았으면 택시라도 타고 집으로 갔을텐데.

시누나 시어머니 몰래 열받아 눈물도 흘리고

이주마다 꼬박꼬박 이렇게 반복적으로 잠을 못자고 일요일도 다 날려버리는게 너무 싫고
시누는 자기 엄마 생각뿐이라 이주가 자주는 아니라지만
한달의 4번 가량의 휴일중에 남편은 꼭 한주는 자기 테니스 클럽 행사로 다 보내버린다. 한주는 지 테니스 친다고 다보내고 담주는 시댁에 가자면 정말 싫다. 지도 테니스를 희생하라고 하면 하지도 않을 거면서.
그러고 뭐 경조사라도 하나 있거나 날씨 안좋거나 시집행사 하나 더 있으면......
우리애들이랑은 언제 놀러가고
친정은 안중에도 없단 말인가?

자기도 나나 우리 애들이나 친정에 좀 잘해야 나도 맘이 고와지지 안그러면 나도 싫다고 말한다.

지금은 시어머니가 더 외로운 처지란 걸 나도 알긴 하지만.
그래도 친정엔 한달에 한번도 안가면서.

단란한 척 하며 매주 시댁 식구들과 시간을 보낸다는 식구들 있으면
나는 항상 의문이 생긴다. 저 사람들은 친정에는 안가나? 하고.

아뭏든 자기 부모는 자기가 챙기고 내 부모는 내가 챙겨야 하지만.

어쨌든 이제는 지는 해인- 나한테는 높이 떠 있는 모습도 보여주신 적 없는 -시어머니 이시지만 이왕 이렇게 민망하게 잠 못이루고 화난거 삭이는 모습 보여준지라 그랬다.
앞으로는 한 10시 즈음 즐거운 시간 다 지나고 잘 때 즈음돼면 저는 애들 데리고 택시라도 타고 집에 먼저 가야 돼겠노라고. 조심스럽게 그래도 저 미워하시지 마세요. 뭐 화내고 성나서 그러는 게 아니라 남자들이나 애들 아빠는 자기 원하는대로 좀 편한 시간 가지고 담날 특별한 행사가 있으면 몰라도 나는 나대로 이렇게 잠을 잘 못이루고 어짜피 새벽에 움직일 거니 잠을 못자고 이렇게 있는 시간이 너무 힘들다고.
그랬더니 시어머니도 그래라고 하시더라구요.

시집에 와서 잘 못자는 며느리 친근감이야 없겠지만.
엄청 미안해 눈치만 보는 남편에게도
아까는 열받아서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고.
나 땜에 시누 시어머니 다 잠 못주무시고.
남자들도 괜히 신경쓰이고.
나도 성질 더럽고 예민해서 그렇다는 소리 듣게 돼 기분 안좋다고.
그런데 이런 생활이 계속 될거면
내가 못견디겠다고.
더구나 직장 다시 나가게 돼면 휴일이 얼마나 줄요한데
이렇게 보내 몸도 기분도 다 상해 일주일 골골거리기 싫다고.
화내는 게 아니라 자기도 좋고 나도 좋게.
아무리 힘들어도 애들 데리고 먼저 움직이는 게 낫겠다고.

아! 기분 씁쓸한 연휴입니다.
시댁에서의 불면이 버릇될까 겁납니다.
어쨌든 서로를 위해 그렇게 하기로 했어요.
어짜피 완전히 가까워 질수는 없는 사이.
쬐끔 더 멀어진 듯한 느낌은 들지만.

시어머니께 시집에 와서 시간 보내는 건 나도 괜찮다고.
근데 늘상 이렇게 새벽까지 노니 잠을 못자는 게 젤 괴롭다고 말씀드렸거든요.

울 시어머니는 원래 자기 아들, 자기 딸을 가장 좋아하고
저희 둘째보단 시누네 둘째를 은근히 더 좋아하는 것 같더라구요.
울 시어머니는 옛날 분이라 아들을 더 선호하긴 하시지만
은근히 모계쪽으로 맘이 많이 기우신 분이랍니다.

어쨌든 담엔 꼭 오고야 말거예요.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