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한잔 하고온다고 했다.
핸드폰이 밧데리가 없으니 전화해도 못받을꺼라 했다.
갓난아이를 씻기고, 큰아이를 씻기고
땀 범벅에 젖비린내나는 몸을 씻었다.
간만에 신경써서 야한 옷도 입어보았다.
12시 1시 2시....
베란다에서 그를 기다렸다.
택시한대가 아파트 앞에 선다.
그가 담배를 급히 빨아대며 택시에서 내린다.
벨이 울린다.
평소와 달리 내게 덤비지 않고 배가 아프다며
큰아이 곁으로 가서 자버린다.
기분이 영 석연찮다.
지갑을 들여다본다. 카드영수증 같은건 없다.
당연하겠지 현금으로 했을테니..
가방을 들여다본다.
피가 발끝으로 모드 몰린다.
콘돔이 3개가 들어있다.
나는 불임수술을 받았다.
시야가 흐려진다. 서있을수가 없다.
7년간의 신뢰와 믿음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린다.
참을 수가 없다.
둘째아이를 작은 방으로 옮긴다.
잠든 그를 끌어다가 껌벅이는 눈 앞에 콘돔을
던져버렸다.
이게 뭐 대단한 거냐는 듯이 졸린 사람 깨워
뭐하냔다.
이게 왜 필요했냐며 따져 묻는다.
모른단다. 그게 왜 가방에 있는지 모른단다.
기억에 없단다. 그냥 계속 모른단다.
눈을 감고 자버린다. 아무리 흔들어도 때려도 잔다.
분해서 잘수가 없다. 온 집안을 서성인다.
동이 트고 있다. 5시 30분이다. 다시 그를 흔들어 깨웠다.
미친년처럼 울고 불고 따졌다.
호프집에서 술마시고 11시쯤 단란주점에 갔다가 논게 전부란다.
그리고 택시타고 집에 왔단다.
그리고 그 콘돔이 왜 가방에 있는지는 정말 모른단다.
누군가가 엿먹일려고 그런건지 뭔지 정말 나쁜짓 안했단다.
내일 같이 그 단란주점에 같이 가보잔다.
또 눈을 감고 잔다. 이젠 기력이 없다. 더이상 흔들기운이....
지쳐서 잠이 들었나보다. 그가 입을 맞춘다.
더럽다. 소름이 돋는다. 고개를 돌렸다.
그가 현관문을 닫고 출근을 한다..
내가 다시 그와 즐겁게 관계를 가질수 있을까?
큰아이가 깼다. 작은 아이가 젖 달라고 울고 있다.
젖을 물렸다. 아이 얼굴로 내 눈물이 흐른다..
아이가 웃는다 맑은 눈망울로 나를 올려다 본다.
천사의 미소를 띄우며....
나도 미소를 짖고싶다...그런데 계속 눈물만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