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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어느 치과의사며늘..


BY 예온 2002-08-06

속상해방에 들어올때마다 내 상황에 위로가 될때도 좀 있지만
어느땐 맘이 더 무겁고 얼굴이 빨개지고 화가날때도 있다.
아마도 님들이 겪은 속상한 일들 그리고 거기에 따른 반응들을 보고
난 왜그렇게 바보였을까 하는 생각에..

그러나 금새 분위기를 바꾼다.
좋은게 좋은거지.. 대충살자.. 편안하게..

어느 치과의사(일명 못난 며느리..내가 보기엔 너무나 착했던 1등며늘)의 글을 쭉 읽어왔다.
읽으면서 참 해주고 싶은얘기가 많았는데 워낙에 대선배님들께서
많은 리플들을 달았기에 참았다.

치과의사..
그것 참 잘난 직업이다. 솔직히 넘 부럽다..
내가 아는 어느 치과의사 (물론여자) 얘기를 해볼까 한다.
그때 난 넘 재밌었기에..

올해 1월 1일날 우리부부는 시고모님 친척집에 가서 떡국을 먹었다.
새해이기도 하고 특별히 갈곳도 없어서..(여긴 미국이고 시댁은
넘 멀기에)
암튼 굉장히 큰 저택이었고 (집주인이 의사) 그곳에 할아버니 할머니
며느리 두명 아들두명.. 그리고 손녀만 다섯명이 있었다.

첫대면 이지만 어색하지 않게 (시고모랑 고모부도 있어서)
식사도 하고...
그집 둘째 며늘이 굉장히 튈정도로 고음에 말도 많고 암튼 온몸에서
당당함과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 그분이 식사중에 자기의견을
내세웠다. 아들을 하나 입양 시키겠다고..
아마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들을 꽤나 바라시는 누치였는데
그집 아들둘은 애석하게도 딸만 낳았나 보다.
그래도 그렇지.. 난 솔직히 입양은 좀 심하다 싶었는데..
보아하니 노인분들도 싫다는 의견이셨던것 같은데..

그며늘은 계속 입양을 주장하며 그렇게 하겠노라 마무리
하는것 같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분 직업이 치과의사 였다.
속으로 난 당당할만 하구나..했다.

이러이러 저러저러 해서 재미나게 시간보내고
자식들이 떠나기전 할머니가 포장한 선물을 주었는데
그둘째 며느리가 선물을 펴보지도 않고 대뜸 우리에게 주었다.
자기는 필요가 없다고.. (할머니 앞에서)

집에가기위해 차에 타는데 그 할머니 아들에게 소리내어 인사를 했다. 00 아 잘가..! 그러더니 더크게 00 아 볶이지마! 하며
손을 흔들었다..
정말 우스운 장면 이었다.
할머니가 배운사람 이어서 그런지 며느리와 안부디치려고
많이 양보하는 분위기 였다.

새삼 그 당당했던 치과의사분이 왜 생각이 났든지..
아마도 그토록 잘났음에도 불구하고 귀가 좀 어둡다고 무시당했던
그분땜에 이생각이 났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