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결혼 10주년이 되어가네요.
결혼 전에는 10년을 같이 산 부부라고 하면,
어떻게 그 긴 세월을 함께 살 수 있었을까.. 궁금해지곤 했는데,
벌써 우리 부부가 10년의 세월을 함께 했더라구요..
결혼이란 거..
정말 도 닦는 기분으로, 오기로, 깡으로 버틴 적도 많았고,
설거지하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 떨어뜨린 적도 많았지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정말인지
울냄푠도 참 많이 변했습니다.
도도하고 잔정이 없던 남편,
제 아이 귀여운 줄도 이뻐할 줄도 모르고,
마누라가 아무리 힘들어도 거들어 줄줄 모르던 야속한 남편이었는데,
이제 나이들어감을 깨달아가는 건지,
많이 녹녹해지고 부드러워졌습니다.
결혼이란 거..
참 힘들고 고됩니다.
해도해도 끝이 없고,
나에겐 너무 힘들고 고된 일이 시댁 어른들껜 왜 그렇게 당연한 일이 되는 건지..
난 왜 며느리라는 이유 하나로 늘 참고 혼자 삭혀야 하는 건지..
항상 분하고 서운하고 억울했습니다.
서른 중반을 넘기고 나니,
오기나 깡으로 버티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자꾸 몸이 상하네요.
처음으로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았습니다.
처음으로 남편에게 약해지고 나이든 마누라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 모양입니다.
푸석해지고 반쪽이 되어버린 제 얼굴이 이제야 보인 모양입니다.
병원 진찰도 다 끝나지 않았는데,
병원에서는 입원을 생각하고 있으라는데,
저는 내일 시댁에 갈 준비를 합니다.
결혼... 그 큰 책임과 의무가 때론 너무 버겁고 힘겨워
슬며시 내려놓고 그만두고 싶은 결혼생활...
그러나 제가 선택한 삶이기에 그 길을 계속 가기로 합니다.
제가 선택한 삶이 주는 고통이기 때문에
그냥 짊어지기로 합니다.
결혼이란 거..
결코 행복의 이름만은 아니라는 걸 압니다.
행복이라는 것이 때론 다른 사람의 희생을 필요로 한다는 것도
저는 압니다.
그리고 그 희생해야 할 사람이 바로 저라는 것도 압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 시어머니가 그렇게 살았다는 것도 압니다.
그것이 결혼이 너무 슬픈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