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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심한가요?


BY 한심 2002-08-18

날마다 날마다 다짐을 하며 하루를 보낸답니다.
내 아이들 내 삶의 존재인 내 아이들 잘 키우겠노라고..

너무나 사랑스럽고 너무나 안스럽고
어제는 일이 늦어 점심때가 조금지나 집에 와보니
한참 크는 아이들 뭐든 잘 먹는데
밥을 다 먹어 없다고 컵라면을 먹고 있더군요.
얼마나 맘이 아팠는지
밤에 자는 얼굴 이리 만지고 저리 만지고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네요.

몇달전 이혼을 했답니다.
풍족하지 못해도
무뚝뚝하긴 해도 자상하고 항상 저를 배려 해주던 남편.
한여자를 만났네요.
남편은 그저 잠깐의 재미였겠지만
2년을 주기로 세번째 일어난 이 일에
난 더이상에 인내심을 가져야 할 필요을 못느꼈고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하며
이혼만은 안된다고 하면서도
자기 자신은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고지식하고 의심하고 고집이 세다고 오히려 날 비난하던
남편과 이혼 했답니다.

가까이에 사는 시댁에
얼마나 잘했는지 몰라요.
몸으로도 물질 적으로도 맘으로도
정말 정말 제가 한일 제가 생각해도 잘했답니다.

하지만 한계를 느끼던 중이였답니다.
딸과 며늘 다들 아이있는 엄마이지만 다들 남의 집 며늘이들 이지만
어쩜 그리도 딸과 며늘 생각하는 맘이 다른지....
그러면서도 듣기 싫은 건
"나 같은 친정엄마 없다. 딸들한테는 한푼이라도 뜯을려고 하고
며느리만 생각한다"
이미 진작에 속을 훤히 다 보인 시모. 시누이들 . 시숙들...
이 일이 들통이 나니까
50 바라보는 시누이나 70 넘은 시모나
저 듣는데 하는말
"지 속 답답할때 한번씩 몰래 만나고 그러지 어쩌다 들켜가지고"
웃깁니다.

저 지금 몇달째 잘 살고 있습니다.
결혼 10년넘게 살면서 한번도 말대꾸도 언짢은 모습도 보인적 없던
저라서 그런지 아직도 그 잘난 집에선
착하디 착한 너가 어쩌다 한번 고집내 보는거 겠지.
애들까지 있는데 정말로 안살기야 하겠니 라는 표정들...

문제는 지금의 저랍니다.
그 동안의 결혼생활이 억울해서
악으로 독으로 잘 살고 있는데
아이들하고만 있는 내가 맘이 안놓이는지
옛날 우리 살던 모습들에 미련이 남는지
남편은 지금도 우리 집에 들립니다.
아이들이 있기에 문전박대는 못합니다만
절대로 편하게는 안합니다.

미안하다 잘못했다는 말을 자존심때문에
맘속에서 입속에서만 맴도는 못난 남자.

어제밤 우리를 갈라서게 한 그여자와 한판 했나보더군요.
늦은 밤 술에 취해 찾아온 그는 와이셔츠에 단추도 뜯어지고
여기저기 긁혔더군요. 손톱에..
그 남자 하는말 "위자료 받을려고 한다네요"
순진 한거니 바보니? 정말 돈을 줄거라고 생각하니?
돈 줄일도 없지만 돈 준다면 그여자도 미친X 이다. 저의 말입니다.
남편이 협박을 하나 보더군요.
덜 떨어졌다. 인간같지가 않다. 별별 화나는데로 다 떠들고 잤는데..

좀전에 옷을 갈아입고 간 남편이 벗어놓은 옷을 보니
몸싸움하다 길에 나 뒹굴었는지 여기저기 버리고
긁힌 몸에서 나온 피도 묻고
이런거 저런거 보니 우린 왜 이렇게 사는지 속상합니다.

제가 한심한가요?
저흰 간간이 그렇게 남편이 속썩이긴 했지만
그런대로 행복했답니다.
그래서 남편은 저와의 생활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전 제 앞에 아이들이 있어 힘을 얻고
남편이 없어도 그런데로 살 수 있을거 같은데..

맘도 못잡고 노력해서 이 곤경을 넘길 생각을 해야지
그래서 남편이 답답하고 바보 같은데...
그런 남편이 자꾸 주위에서 맴도네요.

결혼초부터
저와 달리 가정환경이 별로 않좋아 어려서부터 힘들게 공부하고
고생을 많이한 남편이 언제나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속없이 이혼한 지금도 그맘이 드네요.

제 맘이 이해가 안되시죠? 욕하고 싶으시죠?
하지만 아직은 절대로 함께 살수 없다고
시댁이나 남편의 접근을 제지합니다.

휴일오후 아무에게도 말 못하겠고 그렇다고
가만이 있자니 힘이 들어서 여기와서 몇줄 남기네요.

왜 세상에 나만 불행한거 같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