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혼수 준비할때부터 이땅에서 남녀평등은 적어도 100년쯤은 있어야 될 것 같다고 느꼈다. 시댁에서 심하게 반대한 결혼이었기에 조금이라도 책잡히지 않을려고 얼마나 노심초사했던가... 그래도 그놈의 사랑때문에 결혼한다는게 좋았다... 뒷일이야 내가 잘하면 되겠거니 생각했다.....후~~나만 잘한다고 되는게 아니라는것을 그땐 왜 몰랐을까? 이제 1년 반이 지났건만 왜 나는 아직 결혼하지 않은 친구들에게 노후대책 확실히 해놓고 혼자 살란 얘기를 하게 되었을까?
결혼전 이모들이 집에 와서 시댁흉을 보면 이해가 안되었다.'저 밴댕이 소갈딱지들....사랑하는 사람을 낳아주고 키워주신 분들인데...어찌 저 모양일까?' 하지만 지금 나는 그때의 이모들의 모습을 그대로 닮았다...이곳에 들어와서 글을 읽을때마다 왜 대부분의 갈등은 시댁과 남편때문에 생기는건지 궁금하다... 가부장적인 문화, 자식을 품안에만 두려고 하는 부모...뭐 그런것 때문일까?
결혼전에 이모가 나에게 했던 말이있다..'00아, 결혼하면 여잔 식모야....아무리 피곤해도 여잔 아침에 일찍 일어나 밥해야하고,빨래하고 청소해야된다......' 소위 엘리트라 자부하는 이모에게서 나온 그 말...... 난 이해할수 없었다. 시부와 10년동안 암투병하는 시모를 모시고 이모와 비슷한 나이의 노처녀 시누까지 함께 사는데서 오는 자조감이겠거니...하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니 정말 그랬다....신혼여행 갔다와서 인사드리러 간 날부터 구정물통에 손을 담궈야했다.... 왈칵 눈물이 났다..'여기가 지금 어딜까? 나는 왜 여기와서 이러고 있나.... 시아버님 생신, 친지들 제사, 명절등을 지내면서 정말 난 식모가 되어있었다...그것도 돈 한푼 안드는,아니 오히려 돈내놓고 일하는 식모가 되어있었다.
가족들을 위한 희생? 나 하나만 참으면, 나 하나면 열심히 일하면 온 가족이 행복하다고? 내가 볼땐 전혀 아니다... 내가 화나고 스트레스 받으면 남편이 힘들어진다. 왜냐고? 남편에게 퍼부으니까....그러면 그리 애지중지하는 당신들의 아들은 얼마나 괴로울까? 그걸 아신다면 안그럴텐데.....
아이가 생겼다.... 장남인 남편인지라 다행히도(?) 아들이었다...
결혼전부터 외가는 남이며 이모도 남이며...라고 운운했던 시어머니..
초파일날 절에 가신다기에 아이좀 많이 빌어달라며, 친정엄마께도 빌어달라 부탁했다며 웃는 나에게 정색을 하며 그러신다 "친가가 있는데 왜 외가에서 비냐?"고... 웃음밖에 안나온다..그럼 아이의 반쪽은 하늘에서 떨어졌나보지? 남편에게 말하니 난 속좁은 여자가 되어버린다. 뭘 그런거가지고 신경쓰냐며, 그냥 한쪽귀로 흘리면 된다고 그런다. 내가 이상한걸까? 그럼 그동안 시어머니께 서운했던 것들 모두 흘려버리면 갈등은 없겠네.... 그렇다면 왜 아줌마들은 여기와서 글을 남기나? 대한민국 아줌마들이 다 밴댕이속이라서?
시어머니가 나에게 한말.... 독한 시어머니들에 비하면 우리 어머니는 정말 양반이시지만 그래도 서운한 점이 많은걸보면 역시 '시'자는다른걸까? 내가 부엌에서 일할때 "밥 차려줄사람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 아버지 안계시는 내 앞에서 시누들에게"너희들은 아버지 그늘밑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지? 아버지 없는 사람도 있는데...." 맏며느리인 내 앞에서 조카사윗감 얘기하면서 "장남은 절대로 안된다...얼마나 고생이냐,,,"그러면서 내 얼굴보기 민망한지 그래도너희들은 살림내주지 않았냐며 그러시고....(매주 주말마다 시댁가서 헌납하건만..)
툭하면 내앞에서 사돈들 흉보시고.....(우리 엄마 흉도 남들앞에서 많이 봤겠지.....) 나중에 노후가 걱정이신지 늘 다짐을 받으시려는 시어머니....이런것들이 그냥 별거 아닌데 내가 유난히 신경써서 스트레스 받는걸까..... 모르겠다...모르겠어.... 그냥 지금 난 너무도 갑갑해서 탈출구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정말이지 아이만 없다면 혼자 살았으면 좋겠다...누가 그랬던가? 자기야..우리 이혼하고 같이 살면 안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