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남편, 예전엔 술 마셔도 그렇게 늦지 않았었는데 요즘엔 술만 마셨다 하면 늦는다.
보통 새벽 3시 반.
한달에 술자리도 2~3번 정도였는데 이젠 늘었다.
일주일에 2번 정도.
요 며칠전부턴 하이라이트를 쳤다.
목요일, 새벽 3시 반.
토요일, 새벽 1시 반에 친구네 집으로 가서 자고.
월요일, 9시 반에 전화받고 나가서 3시 반.
목요일, 모임 있다고 2시 반.
난 신경이 예민한 편이다.
근데 남편이 늦으니까 아주 미쳐버릴 것 같다.
남편은 부동산을 한다.
돈벌이에 비해서 허튼 돈을 쓰지 않기에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이 변한 것 같다.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 있는데 내가 아주 그 사람 땜에 미치겠다.
둘째 임신했을 땐 그 사람이랑 이틀에 한번씩 술을 마셨다.
귀가 시간은 보통 새벽 4시.
울면서 무릎 꿇고 빌어도 봤다. 임신한 몸으로.
하지만 남자가 밖에서 일하면서 스트레스가 쌓이면 친구 만나서 술 마시면서 얘기도 할 수 있는거지 뭘 그러냐며 콧방귀도 안 뀌었다.
나도 술마실 줄 알고 놀 줄 안다.
예전엔 나 없으면 모임이 취소될 정도의 인간관계였다.
나도 신나게 재밌게 매일 놀수 있다.
하지만 난 그렇게 하고 살지 않는다.
단지 아이를 키우고 살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하지만 남편은 남자라는 이유로 모든걸 이해해 달란다.
물론 그 친구만을 탓할 일은 아니다.
둘이 쿵짝이 맞으니까 그런걸테니까.
내가 남자들끼리 그렇게 늦게까지 술만 마신다는건 이해가 안된다고, 유혹의 손길이 너무 많기 땜에 불안하다고, 매일 마셔도 좋으니까 제발 12시까지만 들어오라고 해도 안된다.
난 지금 신경정신과에 지속적으로 다닐까, 종교 생활을 진지하게 해볼까 생각하고 있을 정도로 정신이 많이 피폐해져 있다.
남편이 특별히 잘못하는건 없지만 그냥 맘이 불안하다.
남편은 먼저 자라고 하지만 절대 잠이 안온다.
핸드폰으로 위치추적 하느라 정신이 없다.
남편이 늦게 오면 난 거의 밤을 새는 꼴이 된다.
이젠 아예 몇명이서 모임을 만들었단다.
남들은 핸드폰 다 꺼놓고 있는데 자긴 안 끄고 있단다.
웃기는 놈들이다.
내병을 키우고 있는것 같긴하지만 위치추적을 해보니까 안산에 있는데도 안산이 아니라고 한다.
요즘은 핸드폰 통화내역도 싹 지우고 들어온다.
그 친구가 전화만 하면 거의 나간다.
집에 들어왔다가도 나간다.
그 친구가 화성 쪽으로 이사를 간다는데 그러고나면 또 그쪽에 가서 만나고 늦고 하겠지.
내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다.
남편을 100% 믿어주지 못하는 내게도 확실히 문제가 있는건 사실이다.
하지만 술만 마시면 기본이 새벽 3시 반인 남편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요즘을 술을 많이 마셔서 기운도 없고 사람이 지쳐 보인다.
자기 친구 하늘나라로 가는 거 보고서도 정신 못 차린다.
미친 놈이다.
요즘엔 뭔가에 홀린 사람 같다.
내남편이 아닌 것 같다.
정말 괴롭다.
왜 이렇게 남편에게서 못 벗어나는지, 내가 왜 이러는지.
그냥 믿어버리면 될텐데 왜 그게 안되는지.
병원에 가봐야 하는지, 아님 어떻게 해야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