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친정부모님은 결혼초, 그러니깐 35년동안 슈퍼마켓을 하셨습니다.
지금이야 슈퍼마켓이지 정말 조그만 구멍가게부터 시작하셨지요.
그래서, 저희 3남매 대학까정 다 뒷바라지 해주셨구요.
오늘 친정언니네 놀러갔는데, 친정엄마가 전화를 하셨더라고요.
그간 장사가 안되서 세를 놓을까 생각중이시라는 얘기를 전에 하셨었
는데 오늘 세가 나갔다고...
많이 힘들었지만 막상 남한테 넘길려니 서운하시다며 울먹이셨답니다.
전화를 끊고 언니가 형부한테 전화내용을 얘기했더니,
대뜸 하는말, "이젠 처갓집가면 대접좀 받겠네."
너무 기가막혀서 눈물이 핑 돌더군요.
언니가 화를 내며 "대접? 그럼 여태 대접 안받았다는 소리야?
처갓집가서 실컷 잠이나자고 잘 먹여줬는데 무슨소리냐, 사위라고
처갓집 가게 한답시고 여태까지 모하나 사들고가지도 않았으면서."
정말 맞는말입니다.
가게에 이것저것 다 있으니깐 명절이라도 기껏해야 사위 둘다 싸구려
양주한병 사가지고 가는게 고작이였습니다.
형부는 그 자리에서 자기가 말실수했다며 그냥 한말이라고 넘어가더군
요.
저도 울 신랑 쳐다보며 한마디했죠.
"잘들어, 내가 하고싶은말이야."
그랬더니, 눈을 부라리며 따지는겁니다.
"당신은 시댁갈때 모 하나라도 사간적 있냐?"
정말 기가막힌 말이지요. 저희는 시댁에 일주일에 한번씩 꼬박 갑니
다. 김포에서 서울까지요. 신혼초 안산에서도 그랬지요.
결혼하고 한동안은 전화해서 필요한것 없으시냐고... 사가지고 간다
고 여쭤보고, 시장가서 과일도 사가지고가고,
또한, 저녁하기전에 장도 보고...
빈손으로 가면 나중에 한소리할게 뻔한 시아버님이시거든요.
밥에 잡곡이 덜 들어갔다고, 생선 가시 안발라놨다고 잔소리하시는분
이셔서 여태까지도 잔소리에 스트레스 받고 산답니다.
지금은 자기가 처갓집에 하는게 너무 얄미워서 나도 지금은 그렇게 안
한다고 소리쳤더니, 찍소리못하고 가만히 있더군요.
정말 설움이 복바치는걸 간신히 참았어요.
울 친정엄마는 식사때되면 1층 가게문 닫으시고 4층에 있는 살림집에
오셔서 딸들, 며느리 있지만 손수 음식 다 하셔서 상차리시는 분이시
거든요.
항상 잘나지도못한 사위들 어려워하시면서 가게해서 제대로 챙겨주지
도 못한다면서 항상 미안해하시곤했는데...
정말 나쁜놈들이에요.(이해해주세요. 오늘은 욕좀할랍니다.)
한달에 한번도 처갓집에 안부전화 안하는 놈들이....
정말 기가막히지만 크게 싸우고 싶지않아서 그냥 대충 넘겼는데
생각할수록 너무 화가나고 친정엄마가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
다. 사위놈들이 그따위 대접이라는 소리나 해대고....
며느리들은 시댁가면 실컷 일이나 해대고 잔소리나듣고, 사위들은
처갓집가면 왜 대접을 받아야합니까.
정말 불공평해요.
정말 올 추석에 있었던일도 지면이 부족할 정도로 할말이 많지만
다 묻어놓고 살게 되네요. 울 신랑은 말해도 소용없는 인간이니깐.
너무 속상해서 그냥 길게 써봤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