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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결혼식


BY 겨울신부 2002-10-03

살다가 이제사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지요. 사실 그동안 말이 많았고, 또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도 뻥뻥거릴 일이 많을 것 같기에 어서 식이나 올리고 끝났으면 하는 맘이 굴뚝같습니다.

그런데...지금 제 마음을 가장 크게 짓누르고 있는 것은 이런저런 결혼준비에서 오는 문제가 아닙니다. 저보다 2주 앞서 식을 올리는 제 친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을 못할 지도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 전 지금 너무 괴롭습니다.

결혼날짜가 잡히면 제사도 지내지 않고, 상가집에도 가지 않고, 다른 사람들 결혼식에도 가는게 아니라더라...이런 말로 친정엄마가 제 친구의 결혼식에 가는 걸 반대하고 나선 겁니다.

제게 잘하는 것 뿐 아니라, 이제 두 돌 난 제 아들녀석에게도 끔찍하게 잘하는 친구지요. 그 친구 애기 낳으면 내가 배로 갚아준다고 할 정도로 마음 씀씀이가 고맙고, 고마운 친구입니다.

그런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을 반대하는 친정엄마를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딴에는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참석치 않는다고 하고 몰래 다녀와야겠다고 말입니다. 무얼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나이가 몇이고, 자식도 둔 아줌마이면서 엄마를 설득치 못해 그러냐고 하실 분도 계시겠지요. 근데 지금 제 사정이 그렇습니다.

어떻게 가장 친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치 말라는 말을 할 수가 있냐고 따져도 보고, 그런 말들은 다 미신이라고 믿지 말라고도 해 보았지만 워낙 당신고집이 있으신 분이 되어나서 제 말은 듣지도 않으십니다.

되레 당신 딸 얘기는 듣지도 않으시고는 제 앞에서 아는 동네분한테 전화를 하셔서는 "날짜 잡히면 다른 사람 결혼식에 가는 거 아니지?"하고 확인을 하시더군요. 동네분이 맞다 하셨는지 절 생각이 짧은 사람처럼 말씀하시고.

그래도 간다고 했지요. 친한 친구의 결혼식인데, 어찌 안 갈 수가 있겠냐고 가야겠다고 말씀드렸지요. 그랬더니 그럼 제 결혼식에는 저희 식구만 달랑 참석하겠다고 하시네요. 결혼식을 남편쪽에서 올리자니 친정과는 워낙 먼 거리라 고속버스를 한 대 대절해서 내려가야 하는 상황인데 말입니다.

제 처지가 친정엄마의 뜻을 어기고 제 고집대로 할 수만은 없는 처지이다 보니 그저 답답한 마음만 가득할 뿐입니다. 누구 저 같은 상황이셨던 분 안 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