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며느리입니다.
13년전 시아버님 돌아가시고 바로 우리집으로 오신 시어머니,
남편은 어머님이 10년을 더 산다고치고 해마다 우리집에서 석달모셔도 다 합치면 2년 반밖에 되지 않는다며 설득하데요.
그때야 아직 젊었고 또 친정부모님 생각에 그러자고 했죠.
그런데 지금 와서보니 13년이 되었네요.
물론 20년인들 와서 계시는게 뭐가 어렵겠어요?
그냥 와서 계시기만 하고 끝나는게 아니더군요.
그렇게 우리집에 오기시작한지 3년째인가?
한번은 남편과 다툼이 있었죠.
다른땐 거의 양보했지만 그날은 너무 터무니 없는 고집에 끝까지 양보없이 버텼습니다.
나중엔 안되겠다 싶었는지 문을 쾅닫고 나가데요.
그러더니 다시 들어와선 결국 내 말대로 해결이되고 원만히 풀렸죠.
근데 기가 막힌건 남편이 나간새에 있었죠.
아무말없이 우리하는양만 보고있던 시어머님 한마디 하시길,
어려서부터 제 뜻대로 하던 사람이라 말안들어주면 안된다고,
누구든지 뜻을 거역하면 절대 안된다시데요.
그 상황에서 누가 보든지 옳고 그름이 훤히 다 보이는데 며느리에게
네가 힘들더라도 조금 봐주고 지는척이라도 하라고해도 편치 않을 일인데 누구라도 거역하면 안된다니,
성질고약하게 키운게 자랑이라도 되는양 아주 힘주어 말씀하시는 바람에 그만 제 마음에 빗장이 걸려 지금도 맘이 편칠 않네요.
지금도 아들은 끔찍하고 아들이 못마땅해 하는건 아들보는데선 절대 안하죠.
그렇지만 아들없이 저하고만 있을땐 사람이 달라집니다.
제가 싫어할만한 일은 끝까지 하고야 맙니다.
한곳에만 계시질않고 이집 저집 다녀서 그런지 눈치는 귀신이죠.
뭐라 한마디라도 하려치면 귀가 어둡다는 핑계만 대며 아예 들으려고도 않죠.
남편에게 말이라도 하라고 하실수도 있겠지만
아들이 며느리 말 들어주는 눈치같으면 그렇게 하시겠습니까?
남편에게서 특멸한 대접은 기대도 않습니다.
그냥 내가 힘들어 한다는건 아예 생각도 하지 않죠.
도대체 뭣땜에 힘드느냐 이거죠.
그저 이거 해드려라 저렇게 모셔라, 일방적인 지시뿐입니다.
예전에 위암수술로 매운거 짠거 피하고 국이 꼭있어야 하고, 다알죠.반찬도 기본이 5가지입니다.
그런거 안시켜도 알아서 다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더 열받죠.
알아서 다 해놓은걸 하라고 하는데 제 맘이 편하겠어요?
이건 다 지난일이지만 너무 서운해서 또 한마디 하게 되네요.
몇년전 큰애 고3때 여름에 오시게 됐죠.
그래도 수험생이 있으니 다른 아들들이 알아서 모셔가려니 하고 기다린게 수능날짜가 다가 오도록 계셨습니다.
근데 하필이면 수능시험날이 어머님 생신이더라구요.
아무리 미신이라고 평소엔 웃었지만 막상 수능시험이란 생각을 하니 미역국을 끓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되더군요.
결국 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아침에 미역국을 끓이는데 다른 형제들도 밉고 일이 이렇게 되도록 암말않고 있는 남편도 밉데요.
이번에 오실때도 미리 말을 했었습니다.
어머님 모시고 싶으면 미리말을 하라고, 그랬더니 당신이 내키지 않으면 나도 안해 하던 남편이 제사로 큰집 갔다가 거기서 어머님 모시고 가라고 하니 그대로 그냥 모시고 오더라구요.
정말 황당그 자체였죠.
그렇게 얘길했는데도 아닌척 하더니 갑자기 뒤통수 맞은 기분에
한달반동안 여기 계시기는 하지만 영 찜찜하고 다른때보다 마음이 더 불편하고 모두가 다 미운 생각만 들어 여기 이렇게 주절거리게 되었네요.
그렇게 맘쓰면 안된다고 머리로는 알지만
막상 눈앞에 보게되면 그냥 속이 끓어 오릅니다.
그래서 정상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될수 있으면 마주치지 않으려 합니다. 그래봤자 뻔한 아파트에서 얼마나 피해질까만은 그냥 요즘 맘이 그래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