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걸 권태기라는 말로 표현하나봐요.
연연생 아이둘에 하루종일 시달립니다. 남편은 연일 술약속에 야근에 집에서 얼굴보기가 힘들지요. 저녁때 두어시간만이라도 아이를 봐주면 좋으련만...야속해 지는 맘이 쌓여갑니다.
내가 바라는 건 큰게 아닌데. 정말 힘들어 손하나 움직이기 싫을때 젖병한번 삶아주는 것. 아이가 감기기운으로 하염없이 칭얼될때 단 30분만이라도 아일 달래주는 것. '이정도'를 바라는것인데 남편에게는 '그만큼'이나 바라는 것이 되버립니다.
벌써 결혼 5년째. 밥상을 마주대하고 곰살맞게 이야길 주고 받았던 적이 있었나 싶네요. 요즘은 할말이 없어 아니 말을 섞기 싫어 고개 푹 숙여 밥을 먹습니다. 그런시간도 일주일에 한두번이지요. 대개는 아일 업고 싱크대에서 도둑밥으로 후루룩 넘기기 일쑤죠. 한참 말배우는 세살난 큰딸은 모든게 호기심의 대상입니다. 한순간의 방심도 허락치 않죠.
이러저러한 이야길 남편에게 할라치면 가슴 한복판께가 묵직해 지면서 서럽고 화가 먼저 납니다. 아이는 부부가 함께 사랑으로 키워야 하는데 늘 24시간 혼자 아둥바둥. 간단한 청소 하날 부탁해도 미적거리니 그 모양새를 봐 넘길수가 없네요.
더 무서운건 서로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이겠지요. 남편의 생활은 어떠한지 무얼 생각하는지 모르고 알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남편도 내가 뭘 바라는지 어떤 삶을 가정을 꿈꾸는지 모릅니다. 이런 상태로 계속 함께 가야 하는지... 단지 가정이라는 터를 일궜다는 것으로 나 자신이 없는,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는 이런 생활을 견뎌야 하는지...
그냥 뚝 하고 눈물이 흐릅니다. 흐느낄 틈도 없이 주루룩 눈물이 흘러 내립니다. 그러나 남편은 여전히 그 눈물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