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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 6킬로 빠진 사연


BY 높은하늘 2002-10-23

요몇일 너무 속상해 지나가는 사람이라도 붙잡고 얘기하고픈 맘이 굴뚝 선뜻 이렇게 아컴에 문을 두드렸지만 어디서부터 풀어놔야 할지 --;;
나에겐 오빠가 있다.
결혼전에 오빤 분명 이랬다. 아픈사람 감쌀줄 알고, 없는사람 도와줄줄 알고, 그래서 오빠친구들 대부분이 가난하거나 못생겼거나 했다.
어느날엔 엄마가 오빠에게 친구좀 골라 사귀라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날 정도니까 그래도 오빤 뚜렷한 자기주관에서 벗어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았다.
나에게는 더없는 친구이자 언니 아니 애인같은 존재였지
언니와의 나이차가 있어 더더욱 그러했는지도....

그러나 결혼후 차츰변해 가는 오빨 보게 되었고 너무 슬펐다.

그러던 어느날 날벼락같은 일이 벌어졌다.

내가 올캐언니보고 못할소릴 했다고 오빠에게 이른거였다.
오빤 그 사이좋던 남매지간은 어디로갔는지 다짜고짜 따지며 윽박지르고 휴~ 정말 황당했다.
친언니와의 통화중인 내용을 자기 멋대로 듣고 해석해 버린 올캐가 넘 미웠다.
따지고 보면 나보다 그가 잘못한게 더 많은데... 물론 우리집식구들(오빠만 빼고)은 내가 절대 그런 아이가 아니란걸(울 오빠도 알았을텐데 어찌된 일인지 사람은 변하는 건지 --;;)알았기에 그 사실을 안 부모님이 가만있을리 없었고 집안분위긴 허막해졌다. 결국 올캐언니에 사과로 좋게 마무리 되었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올캐언니의 본연에 모습이 점점 끔찍하게 드러났으니...

가끔 한달에 한두번 내려와 시부모에게 인사도 없이 방에 누워버리기 일쑤고 자던방 청소 이불도 안개고 새끼 식사준비며 설겆이 한번을 안하고 그렇게 10년가까이 세월이 흐르고

내가 하면 따라오겠지 했던 친정엄마도 혀를 내두르고

정말 일이 벌어졌다.

금방 집에 도착한다던 오빠네 내외가 2시간이 지나도록 연락도 없고 핸드폰으로 연결도 안되고 그시각이 11시가 되어가니 늙으신 부모님맘이 어떠했겠습니까??? 그러다 겨우 전화연결이 되어 걱정하던마음에 아버지께서 올캐언니에게 한소릴 했다. 그럴수 있는일 아닌가?

잠시후 도착한 오빠네 오빠왈 " 아니 왜? 집사람에게 눈을 부라리구 난리야!! 그랬단다.

그런 나쁜놈 기다린다고 걱정하고 도착했다고 내려다 보고 있는 두 늙은이게게 고작 아들이란놈이 그게 할소리 인가??
엄마에게 전해 들었을때 얼마나 황당하고 분하고 어이가 없던지...
그러니 울 부모님 심정이 어떠 했을지 감히 짐작이 간다.
그러고도 들어와 난리를 치니 엄만 보고있을수만 없었단다. 아빠 체면을 무참히 밟아 버린 자식놈에게 한소리 하시고 기다리는게 병이라며 아버지에게 화를 쏟아 붇고 완존 콩가루 집안 그 자체였던 그날!! 그리고 뒤도 안돌아 보고 자기집으로 올라갔다는데....

그 후로 울 부모님 쇠약해지시고 엄만 6킬로나 빠지셔 완전히 할머니 모양새 그대로다. 아버지역시 주름이 짙어지신게 검어진 얼굴빛이 그간에 한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올캔 오늘도 부인하기에 바쁘다.
아버님 전화받고 나쁘게 신랑한테 말한적 없다고 --;;

야단칠 입장도 못되고 화는 누를수 없고 어찌하면 좋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