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금 너무 힘든 고개를 넘기전에 담담한 심정으로
아주 길고긴 이야기를 적어가면서 내 생각을 정리하려고합니다.
사실 오늘 처음 이곳을 회원가입했구요.
다른 게시판에 그냥 적으려다, 기왕이면 이글을 읽고 대답해줄만한
대상이 있는곳에 답답한 내 인생을 적어버려구요.
제 나이는 29입니다. 그래서 30줄이 넘기전.. 뭔가 아쉬운것만
많고, 뜻대로 안돼더라도 남편을 바라보며 살고 싶었습니다.
남편을 바라보며 산다는 것이, 사실 요즘 현실에는 너무
안맞는 말이었어요. 거기다 제 성격상도.. 맞지 않았구요
제성격은 외향적이고, 단순하기도하고, 정열도 있었구요.
친구들중에는 그나마 제일 일찍 결혼했습니다.
제가 24살때 31살인 7년차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지금껏 쭈욱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이는 계속 미뤘어요.
남편도 나도, 너무나 서로 가난한 집안에서 살던사람들이라
가난이 지긋지긋해서, 돈벌고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거든요.
물론 주위분들이 넘 늦으면 안된다는 조언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버텼어요. 남편은 아이 욕심이 났겠지만, 그나마
잘... 이해해주고, 자신의 입장이 입장인지라 참더군요.
신랑은 내성적인 사람이라, 저와 성격이 잘 맞았어요
그리고 나이차가 있어서인지, 항상 많이 이해해줄수밖에
없는 입장이기도 했구요.
솔직히 몇년이고 계속 직장에 나간다는 이유로, 남편을 소홀히
대하곤 했어도, 남편은 절 변함없이 사랑한다 했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일을 그만두고 전혀수입이 없이 지낸지 몇년이
넘도록, 남편자체로 지금까지 희망을 갖고 살았어요.
24살에 결혼했지만, 사실 우리가 살림을 차린지는 10여년이 됩니다.
제가 21세때 우린 함께 살았거든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난 한번도
일을 손에서 놓은적이 없었지만, 남편은 제가 24세 때부터
확실한 직업을 구하지못해 이곳저곳을 옮겨다니다가, 그나마
그냥 막연하게 지낸지 2년이 지나갑니다.
IMF시절 전에는 맞벌이 하는 수입이 괜찮아서 정말 우리힘으로
(물론 대출받았지만) 아파트도 사고, 중형자동차도 사며
생활의 수준을 많이 높여갔습니다.
사실 그러면서 씀씀이도 서로 많이 늘었구요.
어려서 결혼했지만, 제또래와는 달리 결혼이 10년차다 보니
경험에서 우러난 우여곡절이 많아서, 우린 사소한 부부싸움은
오히려 잘 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생활의 궁핍함은 자주 서로를 부딪히게 하고,
본래 술이 약하고, 의지도 약하던 남편은 몇년전부터
술이 과하다 싶으면, 주정을 좀 ... 합니다.
첨엔 주정할땐 그냥 날 건드리지 않아도, 그 자체로 미웠는데,
이젠 자꾸... 그것도 길들여져서
오히려 이젠 주정이 더 심한데도 많이... 참았고,
또 다음날 술이 깬 남편은 무척이나 내게 잘해주었기때문에
단순한 나는 금방 잊었습니다.
술이 취해 새벽에 집에 전화해...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다'
라고 하면, 미워도 어쩔수 없이 달래서 데리러 갈때부턴가..
아님, 첨으로 내가 그렇게 무책임하게 술만 잔뜩 같이먹고는
술취한사람 내버려두고 혼자 집에가버리는 친구가 친구냐고
만나지 말라... 고 화내자, 베란다 강화유리창에
유리컵을 던져 박살내버렸을때인가... 부터
남편에 대한 실망은 ....
'평생 이사람과 살려면 참.. 힘들겠구나... '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이후 그나마 몇년은 사소한 술주정싸움이 있어도
나도 길들여져가고, 다시 힘들기도하고,
몇번을 갈팡질팡하면서...
다시 한푼도 전혀 수입이 없는 남편과 살면서
카드빚이... 많이 늘게 되었습니다.
서로 씀씀이도 있었지만, 남편의 음주운전사고가 좀 컸었지요.
이제 아파트를 팔아도 빚갚고나면, 한푼남을것 없는
빚좋은 개살구 신세입니다.
그래도, 남편은 오히려 음주운전사고이후 너무나 제게 미안해하며
다시... 서로 열심히 살아보자고 ... 본인도 뭔가 해보려고
열심히 궁리는 하지만, 이미 나이가 나이인지라 36세의 나이에
회사원으로 취직은 힘들고, 자영업도 자본도 없고, 기술도 없어서
힘들고, 괜히 또 빚만늘게 대출받아 장사하는것은 부담스럽고...
정말이지 남편이 할수 있는 일이 없긴 없더군요.
그나마 뭐... 운전직도 이미 면허가 취소된 상태구요.
어떻게 하다보니, 후회해도 소용없지만, 제 친정에 1000만원을
빌려서 지금껏 갚기는커녕 이자도 못주고있구요.
친정도 어려운 형편이라 얼마나 면목이 없던지, 그냥 죽더라도
빌리지말고 버텨볼걸..하는 후회가 너무 심합니다.
배우자의 경제적인 능력이 없다고 서로 갈라선다는 것은
..... 아무래도 내겐 명분이 안되는 것같아서,
앞으로 열심히 살려는 남편을 믿고 살고싶었는데,
이젠 남편의 경제적인 능력보다, 자꾸 약해지고,
주정이 심해지는 남편을 바라보면서 함께 너무나 뻔한
인생을 산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욕심때문에... 내 인생은 챙기고 싶어서...
조금이라도 더 젊을때... 그나마 아이도 없을때..
이런 생각들이 자꾸 듭니다.
어떻게 사는것이 최선의 방법일까요.
사실... 이렇게 심난한 글을 올리기 전...
오늘.. 아니 새벽에 결정적인 마음을 굳히게 할만한
일을 겪었습니다.
남편이 ... 엊저녁 친구랑 간만에 술한잔 하며 이야기할거라며
늦을테니 먼저 자라고하며 집을 나갔습니다.
전 남편이 왠만큼 늦지않고서는 전화안하고, 그냥 될수있는한
먼저 잠자리에 듭니다.
오늘 새벽에 전화와서 제잠을 깨우고, 약간 짜증도 났었구요.
그런데, 넘 취해서 발음도 제대로 못하며 간신히 말하기를
"나... 지금 너무 취했어..
어? 근데...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고..
지나가는 사람도 없네?
어쩌지? "
화가났지만, 지금 화낼상황이 아니라 살살 달래며 그곳이
어딘지 장소를 물었어요. 그런데, 첨엔 풍암동이라고했다가
다시 나중엔 상무지구라고 했다가.... 횡설수설만 하니
더 답답하고, 오히려 무서웠어요.
나쁜사람들이 취객을 상대로 어떻게 할까봐...
제남편은 술이 너무 취하면, 일어서지도 못합니다.
그정도이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상태였는데,
갑자기 전화를 뚝, 끊어버리니...
다시 전화를 해도... 받지도 않고...
정말이지 전 미쳐버리는줄 알았습니다.
한참후에 다시 전화가 왔고, 뭐... 함께 술마신 친구가
있었다나 하더니, 내가 '그럼 그 친구더러 택시좀 잡아달라고
하게 바꿔줘봐봐...' 했더니,
다시 ... 이미 그 친구는 버~얼써 가고 없다고, 자기 혼자만
있다고...
그래서 나 집에 못가니까, 너가 데리러좀 오라고...
미운생각은 굴뚝같지만, 어케어케 달래서 위치물으니
다시 올필요없다고, 자기가 택시탔으니 금방 집에 온다고
하더군요.
이미 잠은 깨버려서, 오기만을 기다리고있는데, 역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남의 층에서 대문두드리는 소리도 들리고,
간신히 집에 데려왔습니다.
그런데, 평소에는 얌전한사람이 술취하면 취중진담이라고
"야! 너! 너 그러면 안되는거다! 앙?
너... 그러는거 아냐... 알았어? "
영문도 모른는 나에대한 불만을...
(그런데 남편은 술이깨서 물으면 자긴 불만이 전혀없다고해요)
물론, 내가 완벽한 인간이 아니라서, 자기도 나에게
내가모르는 불만이 있었나봅니다.
"너... 너!
너 잘난줄 알아... 니 꽃같은 인생...!
나한테 썩지말고!
너도 니 인생 가!
알았어? 이게...
이게... 내가 널 위해서 해주는 말이다!
음... 알았냐고! "
라며 고래고래 소리지르더니, 안방유리창을 맨주먹으로
박살내버리고, 손에는 피가 흐렀습니다.
미운맘이고 뭐고, 처음당하는 일이라 너무 놀라고
당황해서, 피를 닦기위해 욕실로 옮기면서..
겨우 피는 멈춘듯 싶었지만, 손에박힌 유리조각하고, 찢어진
살점을 꿰매어야할것같아서 병원 응급실에 데리고 가려고
몇십분을 실랑이를 하는데, 오히려 더 무섭게 화내서
(정말이지 무서웠습니다. 술취한사람이라 더 뭣을 할지모르고
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혼자서 너무 난감했습니다.)
병원응급실에 물으니, 그냥 그대로 상처를 건드리지말고
낼아침에 오라고 하길래, 이제 그냥 잠들어버린
남편을 내버려두고 이렇게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이혼을 결심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그토록 십년가까이 함께 정붙이고 살았어도, 막상 이혼을
생각하니, 내 인생을 챙기기에 급급해 지더군요.
어차피 이혼해봤자, 재산도 없는 상황... 위자료도 기대하기
어렵고, 친정집에 어떻게든 1000만원은 갚아드리고 싶은데
... 세상에나 그런생각들만 머릿속에 맴돌더군요.
이혼이란...
몇년을 생각해도 결코 쉬운일은 아니더군요.
요즘 '이혼에 성공했다' 라는 말이 있지만,
특히 제게는 더 힘든 일이기만 했어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쩜... 꽃다운 내 청춘이 이렇게 허무하게
결혼속에서 다 지나버리고,
이제 내 나이 30줄에 다가서니,
이렇게 끝나버려야 하나...
이런 생각이 정말이지 날 미치게 하는군요
지금 잠들어있는 남편이 일어나면 어떤 얼굴로
마주대해야 할지, 깨어진 유리조각을 보면서
이미 내 인생이 이렇게 깨어져있음을 실감했어요.
무척이나 긴글입니다..
전 이렇게 계속 적어가면서, 생각을 정리하고싶었지만
오히려 누구라도 좋으니, 정말 .... 뭐라
말좀 해줬으면... 하고
묻고 싶습니다.
난, 어떻게 살아야 하지요?